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기술 경쟁 가속

러트닉 “메모리는 美 기술지배력 핵심” 지지

마이크론 로고 [로이터]
마이크론 로고 [로이터]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본사가 위치한 아이다호주 보이시에 대규모 메모리 전문 연구소를 설립한다.

마이크론은 향후 10년간 총 100억달러(약 13조9000억원)를 투자해 연구원 수백 명 규모의 차세대 연구소 ‘마이크론 리서치 랩’을 신설한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연구소는 미국 내에 설립되는 첫 메모리 전문 연구 허브다.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에 따라 급증하는 대용량 데이터 처리 과정의 병목 현상을 해소하고 차세대 반도체 기술의 이론적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추진됐다.

주요 연구 분야로는 차세대 메모리 기술과 고성능 연산 아키텍처, 첨단 반도체 패키징, 미래 반도체 제조 공정 등이 꼽혔다.

마이크론은 이곳을 중심으로 고객사와 학계, 정부 기관, 스타트업 등 반도체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협력망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연구소는 보이시에 기반을 두되 유럽과 일본, 인도, 싱가포르, 대만 등 마이크론의 해외 기술 네트워크와도 적극적으로 연계할 계획이다.

마이크론은 내년 중 연구소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번 연구소 투자금은 마이크론이 앞서 발표한 2500억달러(약 349조원) 규모의 미국 내 제조 관련 투자 계획과는 별도로 집행된다.

산자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오늘날 우리가 내리는 결정이 내일의 AI 경제를 누가 주도할지를 결정할 것”이라며 “미국의 AI 미래는 미국산 메모리를 기반으로 세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도 “메모리는 미국 기술 지배력 핵심 요소”라며 “첫 전용 메모리 설립과 100억 달러의 연구 투자는 미국 내 혁신을 강화하고 고품질 일자리 수백 개를 창출할 것”이라고 마이크론의 행보를 지지했다.

최근 메모리 가격을 놓고 마이크론과 미묘한 긴장 관계를 보였던 애플의 팀 쿡 CEO도 “마이크론은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애플 기기에 혁신을 이식해온 중요 파트너였다”며 “마이크론의 최첨단 제조·연구개발(R&D) 확장을 지원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마이크론의 이번 메모리 전문 연구소 설립은 미국 반도체 산업 부흥을 국가 과제로 추진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에 부응하는 동시에 고대역폭 메모리(HBM) 경쟁에서 앞서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추격하기 위한 기술적 승부수로 풀이된다.


mokiy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