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 가보니

금융권 新채용 트렌드 된 ‘AI 리터러시’

채용담당자 “AI로 문제 해결한 경험 담아야”

AI 활용 어필하되, 자소서 전적 의존은 지양

‘직무 구체화’하고 직무 공부하는 것이 핵심

20일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에서 열린 ‘2026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에서 금융권 현직자가 은행 직무와 인재상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정호원 기자]
20일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에서 열린 ‘2026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에서 금융권 현직자가 은행 직무와 인재상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정호원 기자]

올해 상반기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7150만원으로 집계됐다.전년 대비 13% 증가해 13년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특히 평균 급여는 처음으로 7000만원을 넘어 삼성전자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반기보고서 취합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은행은 높은 연봉에 안정적인 업무 환경 등으로 구직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은 직군 중 하나로 통한다. 그렇다면 은행 채용담당자들은 최근 어떤 인재를 높게 평가할까.

최근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에서 열린 ‘2026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에서 인사팀 관계자들을 통해 들어본 결과, ‘AI 활용 경험’이 금융권 채용 현장에서 새로운 평가 축으로 떠올랐다.

한 채용 담당자는 “자기소개서에 AI를 잘 쓴다고 적는 데서 끝나면 안 된다. AI를 도구 삼아 어떤 문제를 어떻게 풀었는지를 써야 한다”고 귀띔했다.

다만 채용 담당자들은 AI에 의존한 흔적이 아니라, AI를 활용해 불필요한 과정을 줄이거나 업무 효율을 높인 구체적 경험을 자기소개서에 담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KB국민은행·하나은행·카카오뱅크·토스뱅크 채용 담당자가 연사로 나서 설명한 사항을 공유했다. 이날 연사들이 공통적으로 꼽은 AI 활용 능력은 과연 무엇일까.

▶ “자기소개서에 AI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해본 경험을 담아야…전적인 의지는 지양”= 카카오뱅크는 AI 네이티브(Native) 서비스 기획자를 채용연계형 인턴으로 오는 8월 31일까지 채용 중이다. 이날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AI 활용 역량은 단순한 기술 이해에 그치지 않으며, AI를 도구로 어떻게 잘 활용할지, 이를 통해 무엇을 해결할 수 있을지가 핵심”이라며 “자신의 업무를 효율화하고 자동화하는 경험을 통해 본질적이고 가치 있는 질문을 던질 수 있었다는 점을 자기소개서에 담아보라”고 조언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어필 방법을 더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그는 “업무 현장에서도 수기로 처리하던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는 변화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며 “꼭 업무가 아니더라도 평소 반복적인 일을 툴로 효율화한 사례를 넣으면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를 정의하고, 풀 방법을 고민하고, 어떤 방법을 선택해 어떤 결과를 도출했는지를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망분리 규제로 사내에서 생성형 AI를 쓰기 어려운데 AI 활용 능력을 적극적으로 내세워도 되느냐는 질문에 대해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업무 효율화를 위해 AI를 활용하는 방식과 사고 자체가 중요하고, 금융권의 업무 방식도 바뀌고 있다”며 “AI를 적극적으로 써본 경험을 지원자가 이야기하는 것은 중요한 부분”이라고 답했다.

다만 자기소개서 자체를 AI로 쓰는 것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는 점도 짚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최근 챗GPT로 자소서를 쓰는 지원자가 늘었는데, 자소서만 봐도 생성형 AI를 활용했는지 바로 알 수 있다”며 “도구로 효율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좋지만 나 자체를 AI에 맡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면접에서는 어떤 문제를 마주했는지, 그것을 왜 문제라고 생각했는지, 해결을 위해 어떤 방법을 고민했는지, 그 끝에 도달한 결과는 무엇이었는지, 돌아봤을 때 개선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인지를 묻는다”며 “경험한 내용을 깊게 파고들며 생각을 묻는 것인데, AI로 서류를 만드는 순간 그 생각이 빠진다”고 지적했다.

‘금융 신(新)트렌드’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강민혁 잡드림연구소 대표는 금융권이 선호하는 인재상의 키워드로 ▷신뢰 ▷AI ▷금융전문성 ▷협업 네 가지를 제시했다. 강 대표는 “AI 리터러시 보유자를 우대한다는 것은 전통적으로 중요한 역량에 더해 이 역량을 보강하라는 뜻”이라며 “금융공공기관까지 AI화되는 기류인 만큼 이런 부분에 친숙하고 설명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20일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에서 열린 ‘2026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에서 금융사 부스를 운영중인 모습.  [정호원 기자]
20일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에서 열린 ‘2026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에서 금융사 부스를 운영중인 모습. [정호원 기자]

▶ “나의 관심 직무를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직무 공부해야”= 이날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 담당자, 채용 컨설턴트가 공통으로 강조한 또 다른 축은 ‘직무 목표의 구체화’였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은행 전반에 관심이 있다는 식보다 은행 직무 가운데 어느 직무에 관심이 있는지를 좁혀야 한다”며 “하나은행은 채용 공고에 희망 성장 분야를 적도록 돼 있으니 이를 참고해 지원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어떤 세부 직무에서 업무를 수행할지 먼저 정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하라”며 “내가 지원하는 업권이 왜 이 세상에 존재해야 하는지를 설명할 수 있다면 산업에 대한 철학이 정립된 것”이라고 조언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도 “채용 공고를 보면 상당히 세부적인 직무 단위로 뽑는다”며 “그만큼 해당 직무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를 중심으로 풀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은행 공채의 가장 큰 문턱은 서류와 필기전형이기 때문에 ‘기회만 온다면 바로 뚫을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평소에 미리 준비를 해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20일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에서 열린 ‘2026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에서 모의면접 참가자들이 NH농협은행 부스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정호원 기자]
20일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에서 열린 ‘2026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에서 모의면접 참가자들이 NH농협은행 부스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정호원 기자]

이날 행사장에서는 강연 세션 외에도 금융사별 모의면접 부스와 체험형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됐다. 금융권 실무를 테스트해볼 수 있는 ‘AI 활용능력 직무 부스’, 직접 기획한 금융상품을 발표하고 전문가 피드백을 받는 ‘금융상품 기획 부스’, 가상 고객에게 상품을 소개하며 세일즈 스피치를 체험하는 ‘금융 세일즈’ 부스, 모의면접 부스 등이 있다.

특히 이날 현장에서는 모의면접 참가자들이 몰렸다. 1차 서류 제출 통과자를 대상으로 현장에서 5분간 면접을 진행해 우수 면접자를 선발하는데, 9월 발표를 통해 선정 사실을 알리며 이들에게는 향후 채용에서 서류전형을 통과하는 혜택이 주어진다.

이날 KB국민은행 모의면접에 참가한 강민혁(30) 씨는 “은행 영업점 직원은 부동산 정책 변화 등을 기민하게 파악해 영업창구를 찾은 손님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일이 중요하다”며 “인턴십에서 이런 직무 역량을 익힌 과정을 자기소개서에 녹여 면접에서 어필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 있는 금융권 실무자들에게 자기소개서 피드백과 자문을 구할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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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847227

w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