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표 선출 후 첫 고위 당정 협의회

종부세 기본공제 12억→9억 조정에 신중론

“부득이한 비거주 사유 폭넓게 인정해야”

당정, 수도권 공급 확대·택지 확보엔 한목소리

한성숙 국무총리,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당 대표, 한병도 원내대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등이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한성숙 국무총리,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당 대표, 한병도 원내대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등이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부가 추진하는 비거주 1주택자 과세 강화 방안에 대해 보완 필요성을 공식적으로 제기했다. 직장 이동이나 자녀 취학, 부모 봉양 등 불가피하게 보유 주택에 살지 못하는 1주택자까지 세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예외 사유를 폭넓게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23일 서울 삼청동 국무총리 서울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 협의회에서 “정부와 대통령의 부동산 공급 확대 기조와 세제 개편 방향에 원칙적으로 공감하는 위에서 몇 가지 보완 의견을 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17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뒤 처음 참석한 고위 당정 협의회에서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이 주요 조율 대상으로 오른 셈이다.

김 대표는 특히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짚었다.

앞서 정부는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며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실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현행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높여 혜택을 강화하는 반면, 비거주 1주택자에게는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하향한 기본공제를 적용하도록 했다. 종합부동산세 세부담 상한도 전년도 보유세의 150%까지였다 200%로 확대한다.

김 대표는 “종부세의 경우 현 제도를 유지하더라도 공시가격 상승에 따라 비거주자의 세 부담이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측면이 있다”며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조정하고, 세 부담 상한을 200%로 늘리는 개편에 대해서는 깊이 있는 숙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거주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일률적으로 세 부담을 높여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대표는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해서는 현실의 다양하고 부득이한 비거주 사유를 폭넓게 인정하면서 사각지대가 없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안 발표 이후 민주당 내부에서는 직장 변경이나 자녀 취학, 부모 봉양 등의 사유로 자신의 집을 임대하고 다른 지역에서 생활하는 1주택자까지 과세가 강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에 대해서도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현재 1주택자는 보유기간과 거주기간에 따라 각각 최대 40%씩, 합산 최대 80%의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이를 실거주 중심으로 재편해 비거주 1주택자에게 적용돼온 보유기간 공제를 폐지하고 실제 거주기간을 중심으로 혜택을 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사실상 ‘장기거주 소득공제’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향 자체에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제도 개편의 연쇄 작용이 전월세 시장에 부정적인 파급을 미치지 않을지 세심하게 짚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도 당과의 논의를 거쳐 세부 내용을 조정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세제 개편안은 결정된 정책을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이 아니라 국민의 의견을 듣기 위한 출발점인 안을 발표한 것”이라며 “보다 합리적인 정책으로 확정될 수 있도록 논의하기 위해 이 자리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세제와 별개로 주택 공급을 최대한 빠르게 늘려야 한다는 데는 당정이 뜻을 같이했다.

김 대표는 “주거 안정의 핵심은 무엇보다 공급 확대”라며 “전방위적인 택지 마련과 부동산 공급 확대를 위해 강구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전부 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속도감 있는 부동산 공급 확대를 위해 인허가 절차 단축과 각종 규제 혁파 등 집권당으로서의 입법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강 실장 역시 “주택 공급은 무엇보다 시그널이 중요하다”며 수도권 공급 확대를 위해 주택 용지를 확보하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번 부동산 세제 논의는 김 대표 취임 이후 당정 관계를 가늠할 첫 시험대로도 꼽힌다. 김 대표는 지난달까지 국무총리 자격으로 고위 당정 협의회에 참석했지만, 이번에는 여당 대표로 자리를 바꿔 정부 정책에 민심을 전달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김 대표는 당정청 관계가 “더 긴밀해져야 한다”면서도 “당정청 일체로 이재명 정부 성공이라는 방향은 같되, ‘군자는 표변’이라는 옛말처럼 자리에 맞게 변화된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정부를 만들고 또 재창출도 해야 하는 동지적 책임감, 또 민심을 반영해서 입법을 담당해야 하는 입법자적 책임감을 가지고 당에서 정부(때)와는 다르게 역할에 충실하겠다”며 “최종 결론을 낼 때까지는 건강한 긴장감을 잃지 않고 정부와 치열하게 토론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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