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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올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 매출이 지난해보다 280%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넘어 D램과 낸드플래시, 비메모리 반도체 수요까지 끌어올리면서 전체 반도체 시장의 성장세가 가팔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5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은 1조5552억달러, 약 2159조원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8090억달러, 약 1123조원보다 92% 증가한 규모다. 내년에는 시장 규모가 1조9399억달러, 약 2693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성장세를 이끄는 핵심은 메모리다. 가트너는 올해 메모리 반도체 매출이 8373억달러, 약 1162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2201억달러와 비교하면 약 280% 늘어나는 수준이다.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해 전체 매출의 27% 수준이었던 메모리 비중은 올해 54%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반도체 시장 매출의 절반 이상을 메모리가 차지하게 되는 셈이다.

벤 리 가트너 디렉터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산업이 새로운 성장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며 “AI 인프라 투자가 지속되고 메모리 가격도 예상보다 강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산업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품별로는 D램과 낸드플래시가 모두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가트너는 올해 D램 매출이 전년 대비 246.6%, 낸드플래시 매출은 371.9%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흐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두 회사 모두 HBM과 범용 D램, 낸드플래시를 생산하고 있는 만큼 AI용 고부가 메모리 수요 확대와 메모리 가격 상승의 수혜를 동시에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AI 서버 시장에서는 HBM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여기에 범용 D램과 낸드 가격도 강세를 보이면서 메모리 업체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가트너는 내년 추가 생산능력이 가동되더라도 AI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메모리 소비가 계속 증가해 수급이 빠듯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봤다.

슈리시 판트 가트너 디렉터 애널리스트는 “AI 인프라가 메모리 시장의 역학을 변화시켰다”며 “올해는 가격 상승이 성장세를 가속하고, 2027년 이후에는 지속적인 AI 인프라 구축, AI 서버당 메모리 탑재량 증가, 고대역폭 메모리(HBM)에 대한 견조한 수요가 메모리 매출 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수요처의 중심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가트너는 전체 반도체 매출에서 AI 데이터센터 생태계가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36.5%에서 2030년 53% 이상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앞으로는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AI 데이터센터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의미다.

리 애널리스트는 “AI 인프라가 확대되면서 반도체 생태계 전반의 투자 구도뿐 아니라 산업 내 수요 구성도 재편되고 있다”며 “전체 반도체 매출에서 AI 데이터센터 생태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6년 36.5%에서 2030년 53%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은 메모리 외 반도체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AI 클러스터의 규모가 커지고 연산 속도와 전력 소비량이 증가할수록 중앙처리장치(CPU), 네트워킹 반도체, 전력관리반도체, 아날로그 소자, 광인터커넥트 등 관련 부품 수요도 함께 늘어나기 때문이다.

가트너는 메모리를 제외한 반도체 매출도 지난해 5890억달러, 약 818조원에서 올해 7179억달러, 약 996조원으로 21.9%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에는 8644억달러, 약 1200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리 애널리스트는 “AI는 특정 제품군에만 혜택을 주는 것이 아니라, 인프라 스택 전반에서 반도체 시장의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단기적인 HBM 수요에 그치지 않고 반도체 산업 전반의 수요 구조를 바꾸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메모리 가격 상승과 AI 서버당 탑재량 증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향후 관건은 주요 업체들이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생산능력과 수율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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