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 전투실험 두 차례 시도했지만 추락

9월 완료 앞두고 우려…핵심기술은 입증

대형수송함 마라도함(LPH). [해병대 제공]
대형수송함 마라도함(LPH). [해병대 제공]

[헤럴드경제=전현건 기자]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야심 차게 준비한 ‘한국형 하이엔드 자폭드론’이 해상 실전 검증 무대에서 두 차례 연속 추락했다.

지난 25일 오후 남해상. 해군 대형수송함 마라도함(LPH, 1만4000톤급)이 상륙함 전북함을 앞세우고 1해리(NM) 뒤에서 진형을 갖췄다. 우현 방향 약 1마일 밖에는 고속무인표적정 한 척이 떠 있었다.

이날 예정된 시나리오는 마라도함 비행갑판에서 자폭용 드론이 발진해 10마일을 왕복 비행하며 해상 이동표적을 명중·격침시킨다는 계획이었다.

이번 실험에 투입된 자폭용 드론은 전폭 약 3m, 체공시간 10시간 이상으로 정찰·탐색·타격 임무를 동시에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항재밍 기술과 강화된 통신 보안 기능을 갖췄고, 전자광학관측장비(EO/IR) 카메라와 자동표적인식(ATR) 기능으로 주·야간, 악천후 속에서도 표적을 식별·타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ADD 관계자는 실험 전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부각된 샤헤드·루카스 같은 저가형 자폭무인기와는 결이 다른, 하이엔드 기술이 집약된 자산”이라며 “유사급인 이스라엘 기업 IAI ‘하롭’보다 월등하거나 동등 이상의 성능”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실전 상황에 놓인 자폭용 드론은 이륙 직후 힘없이 바다로 떨어졌다.

개발 완료를 앞에 둔 핵심 국방과학기술 사업이 해상 환경에서 좌초하면서,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구축에 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이번 사고가 곧 기술 전반의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ADD의 설명이다. 로켓추진체 분리와 엔진 인게이지 등 발사체계 핵심 시퀀스는 정상 작동하는 등 실제로 확인된 기술적 성과도 적지 않았다.

이날 실험한 드론은 ADD가 2024년 4월부터 핵심기술(국방선행) 연구개발 사업으로 개발 중인 자산으로, 올해 9월 과제 종료를 앞두고 있다.

ADD 관계자는 실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현재까지는 미상의 원인”이라며 정확한 추락 경위를 특정하지 못했다. 원인 규명이 지연될 경우 9월로 예정된 과제 완료 시점, 그리고 이후 이어질 전력화 준비 사업 일정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ADD는 이번 실패를 기체 핵심기술의 결함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번 사고 이전까지 해당드론은 지난해 12월 초도비행 이후 30여 차례 소티를 수행하며 다양한 환경에서 고정·이동표적 타격 시험을 100% 명중률로 통과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지상실험 당시에는 이런 유사 추락사고가 한 건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해상 실험에서도 로켓보조 발사체(사출) 분리와 엔진 RPM(회전수) 정상 작동 등 발사 시퀀스 자체는 1·2차 모두 정상적으로 확인됐다는 점에서, ADD는 문제의 원인을 기체의 핵심 비행·타격 기술이 아니라 함상 분해·재조립 과정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는 미세한 정렬 불량(미스얼라인먼트)으로 추측하고 있다.

기체 결합·재조립 과정 자체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기자 질문에 “방법론적으로 문제가 없었다고 본다”며 “1차 발사 직전 마지막 점검을 육안으로 확인하지 못한 부분이 있어 의심했지만, 2차 때는 직접 점검했는데도 유사한 증상이 반복됐다”고 답했다.

해상 환경 영향이 추락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에 대해선 “실시간 데이터상으로는 문제가 없었으며, 복귀 후 정비검사에서 종합적으로 확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ADD는 이번에 수집한 지상통제체계 데이터를 정밀분석해 원인을 규명하고, 향후 재시험을 통해 해양 운용성 검증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rimsclub@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