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콜마 자회사 연우가 만든 화장품 용기[한국콜마]
한국콜마 자회사 연우가 만든 화장품 용기[한국콜마]

EU ‘포장 및 포장폐기물 규정’ 12일부터 일반 적용…유해물질 규제부터 단계 시행

코스맥스 단일재질·한국콜마 연우 패키지 재설계…ODM업계 선제 대응

재생원료는 단가·색상 한계…부품별 증빙·기술문서까지 중소 브랜드 부담 커져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유럽연합(EU)의 새 포장 규제가 본격 적용되면서 유럽 시장을 공략하는 K뷰티 기업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화장품 용기는 내용물 보호와 브랜드 이미지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여기에 EU에 화장품을 수출키 위해선 앞으로는 ‘친환경’을 테마로 유해물질 여부와 재활용 가능성까지 함께 따져야 한다. 규제 대응 인력과 비용 여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소·인디 화장품 브랜드에는 새로운 수출 장벽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EU의 ‘포장 및 포장폐기물 규정(PPWR)’은 지난 12일부터 적용 되기 시작했다. PPWR은 EU 지역내에서 유통되는 모든 포장재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규제로 지난해 2월 발표됐다. 규제 대상은 포장재 유해물질부터 재활용 가능한 설계, 재생원료 사용, 포장 최소화 등을 조항별 유예기간에 따라 단계적으로 적용한다. 재활용 가능 설계와 재생원료 최소 함량 등은 2028년 이후 순차 시행된다.

화장품 업체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포장재의 적합성을 입증하는 작업이다. 대한화장품협회에 따르면 EU 시장에 출시되는 포장은 적용 요건에 대한 적합성 평가를 거쳐 기술문서(TD)와 적합성 선언서(DoC)를 작성·보관해야 한다. 또 포장재의 납·카드뮴·수은 등 농도 합계를 100mg/kg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용기뿐 아니라 캡과 펌프, 실링재, 라벨, 단상자 등도 경우에 따라 포장 구성요소에 포함된다.

화장품 업계 부담은 예쁘고 기능성이 훌륭한데 친환경성까지 갖춰야 한다는 점이다. 코스맥스는 아크릴이나 금속 부품이 섞인 복합 용기를 폴리프로필렌(PP), 페트(PET) 등 단일 플라스틱 소재로 전환하는 패키징 기술을 확대하고 있다. 펌프 용기에 사용하던 철제 스프링을 플라스틱으로 바꾼 ‘메탈 프리(Metal-free) 펌프’가 대표적이다. 국내 소재기업과 협력해 기계적·화학적 재활용 소재인 MR-PET와 CR-PET를 적용한 용기, 생분해성·바이오 베이스 플라스틱 소재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버려진 폐플라스틱[게티이미지]
버려진 폐플라스틱[게티이미지]

한국콜마도 자회사 화장품 패키징 전문기업 연우를 앞세워 용기 구조 자체를 바꾸는 방식으로 PPWR에 대응하고 있다. 연우는 금속 스프링을 없앤 ‘메탈 프리’ 펌프와 폴리프로필렌 등 플라스틱 계열 소재를 중심으로 구성한 펌프를 개발해 부품과 소재 종류를 줄이고 있다. 또 리필이 가능한 에어리스 용기 등도 개발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용기 전체를 100% PP 재질로 만든 ‘클린스틱(Clean Stick)’을 선보였고, 리필 앰플 ‘에코 앰플(Eco Ampoule)’, 금속 스프링을 사용하지 않은 포밍펌프 등도 상용화했다.

지난달 한국콜마 종합기술원에서 열린 ‘연우 패키징 서밋’에는 국내외 화장품 브랜드와 ODM·OEM, 패키징·원재료 업체 등 약 100개사 200여명이 참석했다. 연우는 이 자리에서 PPWR 시행에 따른 위험요인과 대응전략뿐 아니라 EU 수출용 포장재의 실제 품질 기준과 가이드도 공유했다.

화장품 ODM업계 3위인 코스메카코리아도 글로벌 규제 대응 범위를 넓히고 있다. 회사는 판매 국가의 법적 규제까지 검토해 제품 개발부터 출하까지 지원하는 OGM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고객지원 인력의 업무 범위에도 성적서와 원료정보, 규제자료와 함께 PPWR 관련 수출문서 관리를 명시했다. 2025년에는 지속가능 포장재 155개를 개발해 누적 개발 건수가 433개에 이르렀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PPWR은 포장재를 구성하는 모든 개별 부품에 대해 친환경 관련 증빙 데이터를 갖추는 것이 핵심”이라며 “원료사와 부자재사, 제조사, 브랜드사 등이 협력해 제품 라인업부터 소재 공급망까지 규제 준수를 위한 중장기적인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