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고발자’ 평가받은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 공소장 보니

‘윤석열·조태용 계엄 수행 지시 수명’ 및 ‘산하 부서 순차 지시’ 적어

특검팀, 산하 부서 지시 내용으로 ‘경찰청 연락망 구축’ 등 5가지 담아

홍장원 측 “이행 의사 갖고 지시했다면 즉시 경질 이유 설명되지 않아”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지난 6월 26일 ‘계엄 정당화 메시지 전달’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경기도 과천 권창영 2차 종합 특별검사팀으로 출석하는 모습. [연합]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지난 6월 26일 ‘계엄 정당화 메시지 전달’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경기도 과천 권창영 2차 종합 특별검사팀으로 출석하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최의종 기자] 3대 특검(내란·김건희·해병대원) 이후 남은 의혹을 6개월간 수사한 2차 종합특검팀(특검팀·권창영 특별검사)이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국정원) 1차장을 재판에 넘기면서 산하 부서에 국내 언론과 댓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계엄 관련 특이 여론을 수집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을 공소장에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헤럴드경제가 입수한 홍 전 차장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공소장에 따르면 특검팀이 홍 전 차장에게 적용한 범죄사실은 크게 ▷윤석열 전 대통령과 조태용 전 국정원장으로부터 계엄 수행 지시 수명 ▷산하 부서장 회의를 통해 산하 부서에 계엄 수행을 순차 지시 등 2가지이다.

특히 산하 부서 계엄 수행 지시에 대해 특검팀은 세부적으로 5가지로 나눠 공소장에 기재했다. 특검팀은 홍 전 차장이 ▷경찰청과 콘택트포인트(연락망) 채널 구축, 경찰청 상황실에 직원 파견 등 계엄 수행 지시 ▷해외 파견 직원에게 계엄 관련 미국 행정부 등 해외반응 수집 지시 ▷인지전 대응 부서 및 공개정보 수집 담당 부서에 계엄 관련 정보수집 지시 ▷방첩 담당 부서에 국군방첩사령부(방첩사) 콘택트포인트 구축·종북좌파 밀착감시 등 지시 ▷미국 정보 협력기관 대상 계엄 배경 설명 지시 등을 순차적으로 산하 부서에 지시했다고 판단했다.

공소장을 살펴보면 지난 2024년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인 12월 3일 오후 10시53분께 홍 전 차장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비화전화를 통해 “봤지? 비상계엄 발표하는 거,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여, 싹 다 정리해, 국정원에도 대공수사권을 줄테니까 우선 방첩사를 도와, 지원해. 자금이면 자금, 인력이면 인력 무조건 도와”라는 지시를 받았다.

특검팀은 홍 전 차장이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통화에서 “체포조가 나가 있는데, 검거 대상자 위치확인이 안됩니다. 위치 확인을 도와주세요”라는 요청을 받고 그가 불러주는 ‘체포 대상자 명단’을 받아적었다고 봤다. 이후 조 전 원장이 주재한 ‘정무직 대책회의’에 참석해 조 전 원장에게 “그간 을지연습 때 논의하고 고민했던 부분을 지금하면 될 것 같다”는 지시를 받았다고 판단했다.

특검팀은 공소장에 “홍 전 차장이 산하 부서장 회의에서 인지전(상대국 인식·판단을 조작해 잘못된 결정을 내리게 하거나 혼란을 유도하는 전략) 대응 담당 부서장과 공개정보 담당 부서장에게 ‘계엄 관련 왜곡·과장된 사실의 SNS 전파 여부 및 국내 언론과 댓글, SNS 등의 계엄 관련 특이 여론 수집’을 지시했고, 일부 직원 반발이 있었는데도 수행을 독촉했다”고 적었다.

공개정보 담당부서와 인지전 담당 부서가 홍 전 차장 지시에 따라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국내외 온라인 커뮤니티·SNS 등의 동향을 모니터링한 뒤 국회의 계엄 해제 결의안 통과 이후인 2024년 12월 4일 오전 7시30분께 그 결과를 ‘비상계엄 관련 가짜뉴스 유포·허위선동 동향’ 제하 보고서로 작성해 홍 전 차장과 그의 보좌관 등에게 배포했다는 것이 특검팀의 시각이다.

특검팀은 홍 전 차장이 대테러 담당 부서장에게 ‘경찰청과 안전부부서장이 직접 콘택트 채널을 구축해야 함’, ‘경찰청·지방청과 협조해 안전부부서에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보고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대 현안’, ‘경찰청 상황실에 직원을 파견하는 등 예방이 중요함’ 등을 지시했다고 공소장에 적었다.

또한 방첩 담당 부서장에게 ‘지금 경방(경제방첩), 방산(방위산업)은 큰 의미가 없고, 계엄상황에 집중해야 할 것’, ‘방첩사와 콘택트포인트 구축하라’ 등 지시를 했고, 방첩 담당 부서장이 ‘종북좌파 등의 특이동향도 밀착감시하겠음’이라는 내용의 취지로 보고하자 재가했다는 것이 특검팀의 판단이다.

특검팀은 방첩 담당 부서 산하 각 부(副)부서가 홍 전 차장과 방첩 담당 부서장 지시에 따라 12월 4일 오전 1시45분께 ‘비상계엄하 방첩업무 추진방안’ 제하 문건, 오전 1시48분께 ‘비상계엄하 부부서 주요업무 추진방향’ 제하 문건, 오전 2시47분께 ‘국가 비상상황 하 부부서 업무 추진계획’ 제하 문건 등 계엄 수행 방안을 내용으로 하는 문건을 작성해 각 부부서·전략 담당 사무실 등에 배포했다고 봤다.

또 공소장에는 홍 전 차장이 해외 분석 부서장에게 ‘계엄 배경을 작성해 해외수집 부서에 전달할 것’, 해외수집 담당 부서장에게 ‘(계엄 배경을) 주한 거점들에게 전달해 현 상황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할 것’과 ‘주한 미국 정보협력 기관 관계자와 통화, 동요하지 말 것을 당부할 것’ 등을 지시했다고 적시됐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연합]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연합]

홍 전 차장 측은 헤럴드경제에 기소 내용과 관련해 “전문증거인 실무관 다이어리를 그대로 베꼈고, 홍 전 차장에 대한 윤 전 대통령 지시 이행 여부는 없다”라며 “계엄 메뉴얼용 보고서 작성이 내란이라는 것이다. 시끄러웠던 미국 CIA(중앙정보국)에 계엄 정당화 메시지를 전달하도록 하는 내용에 빠졌다”라고 밝혔다.

홍 전 차장 측은 정무직 회의 등 이후 홍 전 차장 등이 참여하지 않은 실무급 회의에서 언급된 내용이 적힌 문건인 ‘새벽회의 결과’와 ‘241204 회의 내용 hwp’ 등을 근거로 특검팀이 수사·기소했는데, 불리한 내용만 취사선택해 해석했다는 입장을 강조해 왔다. 동일 회의 내용을 적은 두 문건의 상반된 내용을 담는 것으로 볼 때 문건의 증거 가치가 없다고 했다.

홍 전 차장 측은 “윤 전 대통령 지시를 이행할 의사를 갖고 산하 부서장 회의에 관련 지시를 했다면 윤 전 대통령이 다른 정무직과는 달리 즉시 경질한 이유가 설명이 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지난 24일 특검팀은 6개월간의 수사를 마치고 진행한 최종 수사 결과 브리핑에서 윤 전 대통령을 계엄 정당화 메시지 의혹과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하면서, 홍 전 차장 등 국정원 관계자도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조 전 원장과 홍 전 차장, 황원진 전 2차장, 김남우 전 기획조정실장 등 국정원 정무직 간부를 불구속 기소했다.

홍 전 차장은 헌법재판소 등에서 윤 전 대통령이 ‘싹 다 잡아들이라’라고 했다고 폭로해 ‘내부 고발자’로 평가받아 왔지만, 특검팀은 내란에 관여했다며 재판에 넘겼다. 특검팀은 최종 수사결과 브리핑에서 홍 전 차장 기소와 관련해 “국정원이라는 조직이 (계엄 당시) 무슨 일을 했냐를 밝히는 것이 목적이었고, 특정인을 표적으로 했다는 것은 오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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