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통행 적은 자정 이후 새벽 시간대 일부 완화

경찰이 시간대에 따른 어린이 보호구역 속도제한 완화를 확대 도입한다. [연합]
경찰이 시간대에 따른 어린이 보호구역 속도제한 완화를 확대 도입한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아린 기자] 경찰이 시속 30km인 어린이 보호구역 속도제한을 사고 위험이 낮은 심야시간대에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다만 보행 안전시설 등 안전 요건을 갖춘 일부 보호구역에 한해 시간제 완화를 도입할 방침이다.

경찰청은 27일 “어린이 안전을 최우선으로 안전한 범위 내에서 국민 편의 확보를 위해 어린이 보호구역 속도제한 운영 기준을 합리적으로 개선한다”며 “모든 보호구역에서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안전 여건이 갖춰진 곳부터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어린이 보호구역에 대한 시간대별 속도제한 완화는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에서 논의된 사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규제합리화위에서 ‘불편함이 있으니 완화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문제제기가 이뤄졌고, 안전한 시간대에 국민 불편을 해소해주자는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어린이보호구역의 속도제한은 시간대와 관계없이 시속 30km로 일률적으로 적용돼 왔다. 경찰 관계자는 “보행자 통행이 거의 없는 심야에도 같은 제한속도를 유지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민원이 이어져, 2024년부터 일부 보호구역에서 시간제 속도제한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전국 어린이보호구역 1만5856곳 가운데 84곳(0.5%)에서 시간제 완화가 운영 중이다. 속도제한아 완화되는 시간대에는 보호구역 전후 도로의 속도에 맞춰 차량을 운행할 수 있다.

다만 모든 보호구역에서 시간제 완화가 시행되는 건 아니다. 시간제 속도제한을 도입하려면 ▷편도 1차로 이상의 도로이면서 ▷방호울타리 등 보행 안전시설을 갖춰야 한다. 또 ▷최근 3년간 어린이 보행자 사고가 2건 미만이어야 하며 ▷별도의 안전 심의도 통과해야 한다. 경찰은 전국에서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하는 어린이보호구역이 약 160곳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어린이보호구역의 교통안전 수준이 전반적으로 ‘우수하다’고 평가한다. 경찰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발생한 어린이 사망사고는 1건으로, 10년 전인 2015년 8건보다 크게 줄었다. 제한속도가 완화되는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는 최근 5년간 어린이 교통사고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경찰은 시간대에 따른 어린이 보호구역 속도제한 완화에 찬성하는 여론도 충분히 형성된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경찰이 지난해 4월 국민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어린이 보호구역 시간제 속도제한 운영에 ‘매우 찬성한다’는 응답은 40%, ‘찬성한다’는 응답은 36%로 나타났다. 반면 ‘매우 반대한다’는 5%, ‘반대한다’는 8%였다. ‘의견이 없다’는 응답은 10%로 집계됐다.

이서영 경찰청 생활안전교통국장은 “어린이 안전 확보와 동시에 과도한 규제로 인한 국민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 만큼 관계기관의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 국장은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안전운전 해달라”고도 당부했다.


ari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