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26일(현지시간) 자사 실적 설명회(컨퍼런스콜)에서 “인공지능(AI)는 지금 변곡점에 도달했다”며 “(AI) 수요가 우리의 공급량을 크게 초과하고 있다”고 했다. AI 반도체 세계 1위 기업인 엔비디아는 이날 공시한 2분기(5~7월·이하 회계연도 기준) 실적으로 황 CEO의 말을 증명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6% 늘어난 962억2000만달러(약 133조2000억원)를 기록했다. 3분기(8~10월) 매출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90% 늘어난 1080억달러로 제시했다. 내년도 매출 성장률은 70%로 예상했다. 모두 시장 추정치를 큰 폭으로 웃돈다.

무엇보다 AI가 더 이상 연구·실험 단계가 아니라 실제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단계로 본격 진입했다는 것이 황 CEO 발언의 의미라 하겠다. 그는 “AI가 유용한 일을 하고 있다”며 “토큰(AI가 처리하는 정보를 수량화한 단위)은 생산적이며 수익을 내고 있다”고 했다. 이제 AI 연산 자체가 기업 매출로 연결되고 있으므로 투자가 계속될 것이라는 확신이다. ‘AI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는데 실제 수익은 언제 발생하느냐’는 것이 지금까지 시장이 가진 의구심이었기 때문에 황 CEO의 말은 의미심장하다.

황 CEO는 특히 변곡점을 가져온 것이 ‘에이전틱 AI’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제 대부분의 AI가 에이전틱해지고 있다”며 “미래에는 모든 기업이 무수한 에이전트를 갖게 될 것”이라고 했다. 질문이나 지시에 응하는 ‘학습+답변’ 모델에서 스스로 결정하고 더 많은 일을 동시에 함으로써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추론+업무수행’ 형으로 AI의 혁신이 가속화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학습에서 추론으로의 중심이동은 더 많은 연산능력을 필요로 한다. 더 많고, 더 고급화된 기능의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중앙연산처리장치(CPU), 메모리반도체의 수요를 폭증시킨다. 황 CEO는 “이제 컴퓨팅 자체가 매출”이라고 했다. 또 “우리는 수요의 약 70% 밖에 충족하고 있지 못하다”며 “(메모리 등) 공급 제약이 없다면 우리는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고 했다.

글로벌 AI분석기관 ‘아티피셜 어낼리시스’는 26일 업스테이지와 SK텔레콤, LG AI연구원 등이 개발한 독자 AI 모델을 언급하며 한국을 미국과 중국에 이어 “글로벌 AI 경쟁에서 뚜렷한 3위 위치를 구축한 나라”로 평가했다. 황 CEO의 말이나 AI 기관의 평가에서 한국 메모리나 AI모델의 ‘낙관론’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소프트웨어(에이전틱 AI, 서비스)와 하드웨어(반도체, 설비)로 이루어진 AI 생태계의 병목 지점이자 변곡점에서 우리가 할 일은 메모리 우위를 지켜내고 AI 모델 추격전을 성공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