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초격차 산업 강국 투자안’ 확정
2030년까지 휴머노이드 생태계 구축
10대 업종 특화로봇, 국산화율 80%
4년간 7000억 투입…로봇학습 고도화
AI데이터 통합관리 라이브러리 구축
국산 OS 확보, 공공구매로 시장 창출
중기 지원에 4조원, 혁신기업 재투자
정부가 휴머노이드 생태계 구축에 2030년까지 2조3000억원을 투입한다. 완제품부터 핵심부품, 소프트웨어(SW), 데이터까지 국산 기술 기반을 갖춰 2030년 10대 업종별 특화 휴머노이드 양산 체제를 구축하는 게 목표다.
자율제조·중소제조·농업·건설·물류·항만·돌봄·국방 등 8대 분야에서 피지컬 인공지능(AI)을 실제 현장에 적용하는 실증에도 2조8000억원을 배정한다.
기획예산처는 27일 서울 예금보험공사에서 박홍근 기획처 장관 주재로 제2차 재정운용전략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휴머노이드 생태계 육성 재정투자 방안과 8대 핵심분야 피지컬 AI 실증 추진 방안을 논의·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의회는 내년도 예산안 발표를 앞두고 ‘대체불가 초격차 산업 강국으로의 도약’을 위한 투자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민간위원 13명과 과기정통부·농식품부·산업부·복지부·중기부 등 관계부처 차관이 참석했다.
투자방안에 따르면 휴머노이드 분야에는 내년 6000억원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총 2조3000억원의 재정이 투입된다. 민간 매칭투자까지 더하면 약 2조7000억원 규모다. 재정투자와 함께 정책금융을 통한 민간투자 지원도 병행한다.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올해 AI·로봇·반도체·배터리 등 피지컬 AI 분야에 16조원의 자금을 공급한다.
먼저 실제 산업현장에서 사용할 완제품 개발과 초기 시장 형성에 나선다. 내년 1482억원, 2030년까지 5000억원을 들여 디스플레이·항공·물류·유통·조선·자동차·가전·화학·병원·호텔 등 10대 업종에 특화된 휴머노이드를 개발한다. 수요기업과 로봇기업이 함께 제품을 개발하고 제조·서비스 현장에서 실증해 2030년부터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대기업이 자체 소화하기 어려운 로봇 수요는 국내 중소 로봇기업이 나눠 맡도록 한다. 예컨대 선박 제조에 필요한 용접·도장·연마·청소·검사 로봇을 대기업과 유망 중소기업이 나눠 개발하는 방식이다. 대기업은 현장 실증 공간과 데이터를 제공하고, 개발이 끝나면 직접 구매해 사용한다.
정부도 초기 수요자로 나선다. 내년 국산 휴머노이드 250대를 구매해 대학과 국책연구기관 등에 보급하고 2030년까지 구매량을 1080대로 늘린다. 4족 보행 로봇 등 비휴머노이드까지 포함한 AI 로봇 공공구매는 내년 약 1700대에서 2030년까지 약 5000대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완제품을 뒷받침할 핵심부품 국산화에도 속도를 낸다. 액추에이터·로봇손·센서 등 3대 핵심부품과 AI 반도체·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아우르는 핵심부품 분야에 내년 1530억원을 배정하고 2030년까지 5000억원을 지원한다. 현재 45% 수준인 핵심부품 국산화율을 2030년 80%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이 가운데 휴머노이드에 특화된 저전력·고성능 AI 반도체와 전고체 배터리 개발도 함께 추진한다. AI 반도체는 30와트(W) 이하 전력으로 초당 400조회 이상을 연산하는 성능을 목표로 한다.
하드웨어와 함께 로봇의 ‘두뇌’에 해당하는 국산 SW 확보도 추진한다. 관련 예산은 내년 820억원, 2030년까지 4000억원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장기 작업과 정밀 조작이 가능한 범용 피지컬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한 뒤 분야별로 특화한다. 산업통상부는 현장 특정 과업을 수행하는 경량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해 산업 특화형으로 넓힌 뒤 장기적으로 범용 모델로 발전시킨다.
로봇의 두뇌·몸체·반도체를 연결하는 운영체제(OS)는 2031년까지 국산화한다.
로봇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 기반도 구축한다. 내년 1716억원을 포함해 2030년까지 7000억원을 들여 부처와 분야별로 흩어진 제조·피지컬 AI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범정부 데이터 라이브러리를 만든다. 정부 사업 등을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축적해 국내 AI·로봇기업의 모델 학습과 고도화에 활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제조 AX와 피지컬 AI 인재 약 2만명 양성에는 내년 548억원, 2030년까지 2000억원이 배정됐다.
개발한 기술을 실제 산업·공공 현장에 적용하는 실증도 병행한다. 자율제조·중소제조·농업·건설·물류·항만·돌봄·국방 등 8대 분야에 내년 7000억원, 2030년까지 2조8000억원의 재정을 투입한다. 민간·지방비 매칭투자까지 포함하면 2030년까지 약 4조원 규모다.
실증 단계에서는 과기정통부와 산업부 등이 개발한 AI 모델과 월드모델 등 국산 공통 기반기술을 부처별 사업에 적용한다. 실증 사업이 외산 플랫폼의 테스트베드가 되지 않도록 국산 피지컬 AI 기술 적용을 원칙으로 한다. 현장에서 성능과 안전성이 검증된 제품과 모델은 보급·구매·인증 등 후속 사업과 연계하고, 실증 과정에서 생성된 데이터는 국산 피지컬 AI 기술 고도화에 활용한다.
정부는 이날 신성장 분야 혁신기업 육성방안과 전 부처 중소기업 지원사업 효율화 방안도 함께 확정했다.
신안보·제약바이오·기후테크·K-소비재 등 4대 신성장 분야에서는 혁신기업 300개사를 발굴한다. 사업화·금융·수출·인력·연구개발(R&D) 등을 기업별 성장전략에 맞춰 묶어 지원하는 방식이다.
우선 2년간 지원한 뒤 기업과 성장디렉터가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면 3년을 추가해 최장 5년간 기업당 최대 100억원+알파(α)를 지원한다.
분야별로 막힌 지점을 뚫는 전용 제도도 함께 도입된다. 신안보 분야에는 미국 중앙정보국(CIA) 산하 벤처투자기관을 본뜬 ‘한국형 인큐텔(IQT)’을 신설해 정부가 핵심기술 기업에 직접 투자하고 군 부대와 국방 데이터를 테스트베드로 제공한다. 기후테크 분야에는 6000억원 규모의 특화 펀드가 조성된다. K-소비재 분야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지역에 K-뷰티 클러스터를 조성해 지원한다.
기존 중소기업 지원사업은 구조조정한다. 정부가 17개 부처의 472개 사업, 25조5000억원을 점검한 결과 232개가 정비 대상에 올랐다. 88개 사업은 통폐합·폐지하고 144개는 감액해 내년도 예산안에서 약 4조원을 절감한다. 유사·중복 사업 정비로 2조4000억원, 소액사업 통폐합과 나눠주기식 지원 정비로 4000억원, 저성과·관행 사업 정리로 1조3000억원을 각각 줄인다.
절감한 4조원의 중소기업 예산은 고성과 사업과 신규 랜드마크 사업 등에 재투자해 지원체계를 성장 촉진과 성과 중심으로 전환한다. 신성장 분야 혁신기업 육성에 내년 3103억원을 반영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지원 대상 선정에는 성장성과 잠재력을 반영하고 지역에는 할당예산과 지원 한도·비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우대한다.
양영경 기자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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