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9억 유상증자 단행…2.7조 폴리펩타이드 인수·2948억 송도 증설 투입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채택…증자비율 5%로 지분 희석 최소화
항체 이어 비만·당뇨 원료 확보…138만ℓ 생산능력으로 멀티 모달리티 도약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톱티어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총 3조9억원 규모의 대형 유상증자를 전격 단행해 차세대 모달리티(치료 접근법)인 펩타이드 CDMO 인수합병(M&A) 자금을 조달하고, 인천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 생산 인프라를 대폭 확충하기로 했다. 특히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을 최소화하는 주주 친화적 공모 방식을 택해 성장 동력 확보와 주주가치 보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구상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8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총 3조9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증자 비율은 4.904%로, 이에 따른 발행 예정 주식 수는 227만주, 예정발행가액은 할인율 15%를 적용한 132만2000원이다.
이번에 조달되는 자금 중 2조7062억원은 지난 7월 인수를 결정한 스위스 글로벌 펩타이드 CDMO 전문기업 ‘폴리펩타이드 그룹’의 지분 취득에 투입된다. 나머지 2948억원은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 증설을 위한 시설자금으로 활용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한 가장 큰 이유는 비만·당뇨 치료제의 핵심 원료로 급부상한 펩타이드 시장을 조기에 선점하기 위해서다. 글로벌 펩타이드 의약품 시장 규모는 2025년 940억달러(약 130조원)에서 연평균 13.4%의 고성장을 이어가 2031년 2000억달러(약 276조원)까지 팽창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유럽·인도 등 5개국 6개 글로벌 생산 거점을 보유한 폴리펩타이드 그룹 인수를 연내 마무리해 기존 항체의약품, 메신저 리보핵산(mRNA), 항체·약물접합체(ADC)에 이어 펩타이드까지 아우르는 ‘멀티 모달리티 CDMO’ 포트폴리오를 완성할 계획이다.
초격차 생산능력(CAPA) 유지도 이번 증자의 핵심 축이다. 시설자금 2948억원이 투입되는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는 총 72만ℓ(5~8공장)의 추가 생산능력 확보를 목표로 조성 중이다. 현재 보유한 78만5000ℓ에 더해 제2캠퍼스가 완공되면 총 138만5000ℓ라는 압도적인 생산능력을 갖춰 글로벌 1위 CDMO의 위상을 굳히게 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유상증자가 자금 조달의 완결성을 높이면서도 주주가치를 철저히 방어하는 영리한 방식을 택했다고 평가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을 채택했다. 자본시장법상 우리사주조합 배정분(20%)을 제외한 80%의 신주인수권을 구주주 전원에게 배정(구주 26주당 1주 배정)해 기존 주주의 권익을 우선 보장했다. 청약을 원치 않는 주주는 신주인수권을 시장에서 자유롭게 매도해 현금화할 수 있으며, 미청약 실권주는 일반공모 후 공동대표주관사가 전액 인수해 자금 조달 실패 위험을 원천 차단했다.
무엇보다 이번 유상증자의 증자비율은 5% 수준에 불과해 주주들의 지분가치 희석 우려를 크게 낮췄다. 이는 최근 5년간 국내 상장사의 1조원 이상 주주배정 유상증자 평균 증자비율인 18.9% 대비 현저히 낮으며, 역대 최저 수준이었던 지난 2022년 삼성바이오로직스 유상증자 당시의 7.6%보다도 낮은 수치다. 미래 초격차 성장을 위한 재원 확보와 주주가치 보호라는 균형점을 정교하게 설계했다는 분석이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는 “글로벌 톱티어 CDMO로의 도약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자 유상증자를 단행했다”며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와 제2바이오캠퍼스 증설 등 3대축 확장을 흔들림없이 추진함으로써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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