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보험 가입자 5명 중 1명 AI 고노출군
고노출군 평균연령 40.2세…전체보다 5.5세 낮아
회계·경리 사무원 등 감소…청년·상담직 변화 주시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30대 고용보험 가입자의 절반 이상이 인공지능(AI)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을 수 있는 직종에서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고용보험 가입자 5명 중 1명은 AI 고노출군에 속했고, 개별 직업 가운데 AI 노출도가 가장 높은 직종은 변호사였다.
한국고용정보원은 3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계간지 '고용이슈' 2026년 여름호를 발간했다.
윤정혜 고용정보원 고용동향분석팀장 연구진은 2025년 한국직업정보 재직자 조사와 고용보험 행정 데이터베이스(DB), 해외 연구 결과를 결합해 415개 직업의 AI 노출도를 산출했다.
분석 결과 AI 노출도가 가장 높은 직업은 변호사였다. 법률 관련 사무원이 2위, 변리사가 3위였고 생명과학 시험원과 회계사가 각각 4위와 5위를 차지했다. 직업 관련 상담사, 산업안전·산업위험 관리 기술자, 해외 영업원, 고위 공무원 및 정당·특수단체 임원, 세무사가 뒤를 이었다.
기자 및 언론 관련 전문가는 12위, 데이터 분석가는 14위, 판사·검사는 19위였다. 글을 해석하거나 정량 정보를 분석하는 업무가 많은 전문직에서 AI 노출도가 높게 나타났다.
반대로 도금·금속 분무기 조작원, 미장공, 떡 제조원, 정육 가공·도축원 등 신체 활동이 필수적인 생산·건설 기능직은 AI 노출도가 낮았다.
연구진은 개별 직업별 노출도를 소분류 직종 단위로 묶고 국제노동기구(ILO)의 생성형 AI 노출 수준을 함께 고려해 고노출·중노출·저노출·비노출군으로 분류했다.
이를 고용보험 자료와 연계한 결과 지난해 고용보험 가입자 1527만5000명 가운데 19.1%인 291만6000명이 AI 고노출군에 속했다. 고용보험 가입자 5명 중 1명꼴이다.
AI 고노출군의 평균연령은 40.2세로 전체 고용보험 가입자 평균인 45.7세보다 5.5세 낮았다. 특히 30대 가입자의 53.1%가 AI 중노출 또는 고노출 직종에서 근무했다. 청년층은 44.1%, 40대는 42.7%가 중·고노출 직종에 종사했다. 50대는 27.2%, 60세 이상은 19.2%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비중이 낮아졌다.
일부 AI 노출 직종에서는 실제 고용 감소도 확인됐다. 고노출군인 회계·세무·감정 전문가와 회계·경리 사무원의 고용보험 가입자는 최근 지속해서 감소했다. 중노출군인 안내·고객상담·통계·비서 및 기타 사무원도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오다 지난해 1000명 감소로 돌아섰다.
다만 최근 고용 둔화를 AI의 일자리 대체 효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게 연구진의 판단이다. 60세 이상을 제외한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취득자는 생성형 AI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2023년 이후 AI 노출 수준과 관계없이 모든 노출군에서 감소했다.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율을 요인별로 분해한 결과 청년 인구 감소와 경제활동참가율 하락 등 노동 공급 측 요인이 더 크게 작용했다. 지난해 60세 미만 고용보험 가입자는 전년보다 2만6000명 줄었지만 AI 고노출 직종 가입자는 증가세를 이어갔다.
AI 노출도가 높다고 해당 직업이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도 아니다. 이번 지표는 AI 응용 분야와 직업에서 요구되는 능력의 연관성을 측정한 수치다.
실제 변호사와 변리사는 이번 능력 기반 AI 노출도 순위에서 각각 1위와 3위를 차지했지만, ILO의 생성형 AI 노출 기준에서는 ‘최소 노출’ 직업으로 분류됐다. 연구진은 비교 가능한 18개 능력을 중심으로 노출도를 산출한 만큼 일부 직업의 수치가 과대 또는 과소 평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 팀장은 “AI 확산의 영향이 집중될 가능성이 큰 청년층과 생성형 AI·대형언어모델(LLM)이 빠르게 도입되는 고객 안내·상담 직종의 고용구조 변화를 주시해야 한다”며 “AI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분야의 고용 현황을 지속해서 관찰하고 시계열 자료를 축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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