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회장 역임한 오세희 민주당 의원

‘회장 출마’ 기준 강화하는 법안 발의

업계 “송치영 現회장 연임 겨냥” 반발

국회의원 2명 배출 등용문…과열 양상

오세희 의원(좌) 송치영 회장
오세희 의원(좌) 송치영 회장

내년 8월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 회장 선거를 앞두고 현 회장의 출마 자격을 둘러싼 법정 공방이 국회 입법 사항으로까지 번졌다. 직전 소공연 회장이었던 오세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송치영 현 소공연 회장의 연임 자격을 제한하는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다. 오 의원은 “제2의 송치영이 나오면 안 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송 회장 개인을 겨냥한 ‘입법’ 아니냐는 반발이 나온다.

국회의안정보시스템 등에 따르면 오 의원은 13일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소공연 정회원 단체 대표자(소공연 회장)의 소상공인 자격 판단 기준을 바꾼 것이다. 현행법은 대표자와 회원의 90% 이상이 소상공인인 법인·조합·단체가 소공연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한다. 다만 현행법에선 단체 대표자가 여러 사업체를 운영할 때 어느 사업체를 기준으로 소상공인 여부를 판단할지는 명확히 규정하지 않았다.

개정안은 여러 사업체 가운데 매출이 가장 큰 곳을 기준으로 삼도록 했다. 대표자가 복수 사업장을 운영하면 직전 사업연도 매출액이 가장 큰 사업장을 ‘주된 사업장’으로 보고 소상공인 여부를 판단한다. 현행 소상공인 기준은 업종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매출액 15억~140억원 이하, 상시근로자 5명~10명 미만이어야 한다.

업계에서는 개정안이 내년 선거를 앞두고 송 회장의 연임을 막기 위한 법안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송 회장의 임기는 2027년 8월30일까지다. 차기 회장 선거도 내년 8월 치러질 예정이다. 한 소상공인 업계 관계자는 “송 회장 한 사람을 겨냥해 보복 입법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개정안 제안이유에도 사업장을 편법으로 쪼개 소상공인 자격을 얻는 이른바 ‘가짜 소상공인’을 막겠다는 취지가 담겼다.

송 회장의 소상공인 자격을 둘러싼 공방은 이미 법정 다툼 상태다. 송 회장은 ㈜프로툴 대표이사와 개인사업자인 신흥상사 대표를 함께 맡고 있다. 프로툴은 2024년 기준 매출 176억5000만원, 직원 약 30명 규모로 파악된다. 도소매업체인 프로툴은 소상공인 규모를 벗어난다. 소공연 정상화추진위원회(정추위) 측은 이를 근거로 송 회장에게 회장 출마 자격(피선거권)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반해 송 회장 측은 별도 개인사업체인 신흥상사 대표로서 소상공인 자격을 갖췄다는 입장이다.

일단 법원은 1차적으로 송 회장에 소상공인 자격이 있고 회장 출마 자격도 있다고 판단했다. 서울남부지법은 지난달 24일 정추위 측이 낸 ‘송치영 회장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송 회장이 프로툴 대표이사를 겸하더라도 독립적인 신흥상사 대표자로서는 소상공인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정추위 측은 같은 달 31일 항고했다. 본안인 ‘대표이사 선출결의 무효 및 지위부존재 확인 소송’도 진행 중이다.

오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연임을 하거나 제2의 송치영이 또 나오면 안 된다”며 “내년이 선거이니 앞으로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준을 투명하게 만든 것이다. 그래서 빨리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개정안 부칙에는 법 시행 후 60일 이내에 소공연이 관련 정관을 고쳐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인가를 받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업계에서는 새 기준이 적용될 경우 적용 범위가 지나치게 넓다는 반론도 나온다. 영세 사업자는 생업 때문에 업종단체 대표까지 맡기 어려워 상대적으로 사업 규모가 큰 사업자가 단체장을 맡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소공연 측은 개정안이 기존 법체계와 충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법은 ‘소상공인’의 정의를 ‘소상공인기본법’에서 가져오는데, 소공연 정회원 자격에만 별도 기준을 두면 같은 소상공인을 두고 서로 다른 판단이 내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 기준이 향후 소상공인 지원제도 전반으로 확대될 경우 정상적으로 복수 사업체를 운영하는 사업자까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피해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소공연 차기 회장 선거를 두고 논란이 일찌감치 달아오르는 배경에는 직전 소공연 회장 두명이 잇따라 국회의원이 되면서 소공연 회장 직이 국회의원 ‘등용문’이라 바라보는 업계 시각이 생겼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승재 전 소공연 회장은 21대 국회에, 오 의원은 22대 각각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한편 정추위 측은 오 의원의 입법이 ‘제도 개선’이라 설명했다. 정추위 측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특정 인물 사이의 다툼이나 선거를 겨냥한 것은 아니다. 법원에서 가처분이 기각이 된 이유를 법적 미비라고 설명한 만큼 소상공인연합회의 대표나 임원 자격 역시 법적 소상공인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면서 “중기 사업자가 대표자가 될 경우 정부 정책과 예산 배분이 중소기업 중심으로 왜곡될 수 있다”고 밝혔다.

홍석희·김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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