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확인 없이 종결 10건·허위 사유 해제 15건
실종팀 배치 전 처리 사건까지 조사 확대
“성인 실종 안일하게 판단”, 자살 위험도 놓쳐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제주 실종 사건 허위 종결 의혹을 받는 현직 경찰관이 과거 처리한 사건에서 추가로 25건의 허위 종결·허위 해제 의심 사례가 나왔다. 경찰은 해당 사건들을 수사로 전환하고 조사 범위도 확대하기로 했다.
1일 제주경찰청에서 열린 부모(34) 경장 송치 브리핑에서 정태운 제주경찰청 수사과장은 “부 경장이 실종팀에서 종결한 298건을 전수 점검해 추가 의심 사례 25건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부 경장은 공전자기록위작·행사,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직무 유기 혐의로 이날 구속 송치됐다.
추가로 확인된 25건 중 10건은 실종자의 안전을 직접 확인하지 않고 확인한 것처럼 종결한 사례다. 제주도에서 발생한 장미란(37) 씨와 60대 남성 사건과 유사한 유형이다.
나머지 15건은 실종자의 소재나 안전은 확인했지만 ‘소재 발견’ 대신 ‘교통사고’나 ‘변사’ 등 사실과 다른 사유를 입력해 사건을 해제한 사례다. 경찰은 이들 25명의 신변에는 모두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경찰은 추가 의심 사례 25건을 반부패수사대에 넘겨 수사할 예정이다. 부 경장이 실종팀에 정식 배치되기 전에도 관련 업무를 지원한 사실이 확인돼, 당시 처리한 사건까지 조사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정태운 수사과장은 “추가로 확인된 건에 대해서는 수사 의뢰를 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라며 “실종팀 근무 이전 지원 업무를 하면서 처리한 사건도 추가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부 경장이 사건을 허위 종결한 배경도 보다 구체적으로 공개됐다. 부 경장은 경찰 조사에서 일반 성인 실종을 치매 노인이나 아동보다 위험성이 낮다고 판단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0대 남성 사건은 자살 위험 징후가 있었는데도 ‘돌아오겠지’라는 식으로 안일하게 판단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범죄심리 분석 등을 토대로 야간 1인 근무에 따른 부담과 부 경장의 회피적인 성향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사건을 다음 근무자에게 인계한다고 별도의 추가 업무가 생기는 구조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정 과장은 “피의자가 왜 이를 부담으로 받아들였는지는 추정할 수밖에 없다”며 특정인에 대한 적대감이나 경제적 목적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장미란 씨와 60대 남성 사건의 기록을 서로 다르게 처리한 이유도 확인됐다. 부 경장은 장씨 사건의 허위 종결 사실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서 ‘교통사고 사망’을 사유로 기록을 삭제했다고 진술했다. 반면 60대 남성 사건은 다른 경찰관이 신고 사실을 이미 알고 있어 기록을 삭제할 경우 허위 처리가 드러날 수 있다고 보고 ‘소재 발견’으로 종결한 기록을 남긴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장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장씨의 휴대전화 포렌식과 현장 재현 등을 통해 실종 이후 행적과 사망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정 과장은 “현재로서는 사인을 단정할 수 없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jookapook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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