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마켓 스트리트 [Flickr· Sharon Hahn Darli]
샌프란시스코 마켓 스트리트 [Flickr· Sharon Hahn Darli]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꿈을 이루기 위해 미국으로 떠났던 30대 한국인 여성이 교통사고로 숨진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3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등에 따르면 한국 출신 김모(32)씨는 지난달 7일 오전 샌프란시스코 마켓 스트리트에서 전동 스쿠터를 타고 이동하던 중 트럭에 치여 숨졌다.

김씨는 스쿠터 바퀴가 노면전차 선로에 끼이면서 넘어졌고, 뒤따르던 트럭에 치여 참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헬멧을 착용하고 있었지만 심각한 두부 손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김씨는 사고 한 달 뒤인 오는 9월 5일 한국 방문해 가족과 만날 예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샌프란시스코 아파트 냉장고에 걸린 달력에는 한국 방문 예정일이던 9월 5일에 빨간 별표가 그려져 있었다.

감씨의 어머니 조씨는 크로니클과의 인터뷰에서 “딸의 모든 것이 그립다”며 “안아주고 싶은데 그럴 수 없다. 집에 돌아왔지만 지금도 딸이 ‘엄마’하고 부르며 방에 들어올 것만 같다”고 말했다.

경남 사천의 작은 마을에서 자란 김씨는 서울대를 졸업한 촉망받는 인재였다. 약 1년 반 전 커리어를 쌓기 위해 홀로 미국행을 택했으며, 이후 태양광 기업에서 인사담당자로 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머니는 “인생의 거의 절반을 고향이 아닌 다른 곳에서 살았기 때문에 딸이 미국으로 떠나는 것을 보고 슬프지 않았다”며 “그게 바로 딸다운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서울대 입학 후 영국에서 2년간 워킹 홀리데이를 하는 등 항상 더 높은 곳을 꿈꿔온 딸이었다. 하지만 커리어를 쌓고 가정을 꾸리길 원했던 미국에서 끝내 숨졌다. 조씨는 “꿈을 좇아 미국으로 갔다가 차가운 시신이 되어 한국으로 돌아왔다“며 ”왜 그곳에서 죽어야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족 측 변호인단은 사고 경위를 조사하며 부당 사망 소송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사고가 발생한 마켓 스트리트는 자전거와 스쿠터가 택시, 상용차, 버스 등 차량과 같은 차선을 공유하고 있어 사고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특히 ABC7과 샌프란시스코 스탠다드 등에 따르면 일부 목격자들은 사고 전 김씨의 스쿠터 바퀴가 전차 선로에 끼이는 모습을 봤다고 진술했다. 온라인에서도 샌프란시스코의 전차 선로가 자전거와 스쿠터 낙상 사고를 일으키는 요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유족 측 변호인 리치 쇤베르거는 “스쿠터와 자전거를 탄 사람들이 11피트(약 3.4m) 폭의 차선에서 수 톤에 달하는 차량들과 매일 뒤섞여 교차하는 개념 자체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샌프란시스코 교통국(SFMTA) 법률사무소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시를 상대로 제기된 모든 소송을 검토할 것이라며 시가 “도로에서 발생하는 모든 개인 간 사고에 대해 책임을 질 수는 없다”고 밝혔다.


bb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