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유통업법과 별건, 사전통지 의무 적용 안돼

조사 거부 법정공방 계속…과태료 부과 여부 검토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등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앞선 조사에서 쿠팡의 거부로 철수한 지 8일 만에 다시 본사를 찾은 것으로, 당시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사건과는 별개의 조사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날 서울 광진구 쿠팡 본사에 조사관 30여 명을 보내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통상적인 현장조사보다 많은 인력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의 모습. [윤창빈 기자]
오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의 모습. [윤창빈 기자]

공정위는 쿠팡이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부당하게 방해하는 행위 등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는지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혐의에 대한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보고 현장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은 이날 조사에는 별다른 반발 없이 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공정위가 철수했던 사건과 달리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대상으로 한다. 공정거래법 위반 조사는 행정조사기본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조사 개시 전 7일 전까지 서면으로 통지할 의무가 없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달 19일부터 24일까지 네 차례에 걸쳐 쿠팡에 대한 현장조사를 시도했다. 쿠팡이 납품업체에 할인쿠폰 비용을 부당하게 떠넘기는 등 대규모유통업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조사였다.

그러나 쿠팡은 조사 사실을 미리 통보받지 못했다며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행정기관이 현장조사를 할 경우 원칙적으로 조사 개시 7일 전까지 조사 대상자에게 서면으로 알려야 한다는 행정조사기본법을 근거로 들었다. 피조사업체의 반발로 공정위가 현장조사를 진행하지 못하고 철수한 첫 사례다.

공정위는 당시 조사 역시 행정조사기본법상 사전통지 의무의 예외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증거인멸 우려가 있거나 긴급하게 조사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사전통지 없이 현장조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1일 공정위의 현장조사 결정·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하고 집행정지도 신청했다. 법원은 오는 23일까지 공정위의 직권조사 결정 효력을 잠정 정지한 상태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달 26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쿠팡의 조사 거부와 관련해 “전례 없는 일이 벌어져 저희도 지금 철저하게 대처하려고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공정위는 앞선 현장조사 거부에 대해서는 과태료 부과 등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다.


y2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