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리금보장 비중 75.4%…“저축 아닌 투자로 이동해야”
자본연, DC 디폴트옵션 ‘가입자 선택’ 낮추고 사업자 책임 높이자 제안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퇴직연금 500조원 시대를 맞아 가입자들이 ‘저위험 저수익’ 상품에 몰리는 운용 구조를 바꿔 수익률을 높여야 연금대체율에 도달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입자가 직접 상품을 고르는 현재의 디폴트옵션을 바꿔 퇴직연금 사업자가 가입자의 위험성향에 맞는 대표상품을 정하고 별도의 운용지시가 없으면 자동으로 운용하도록 하자는 내용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최근 ‘초고령사회 다층노후소득을 위한 퇴직연금제도 개편’ 연구에서 기금형 도입과 함께 확정기여형(DC)에서 투자 결정을 하지 않는 가입자의 적립금까지 장기·분산투자로 연결할 수 있도록 디폴트옵션의 운용 방식도 바꿀 필요성을 제시했다.
국민연금만으로 충분한 노후소득을 마련하기 어려운 초고령사회에서는 퇴직연금의 역할을 키우는 동시에 쌓인 적립금을 장기적으로 불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이번 연구의 문제의식이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퇴직연금 적립금의 운용은 저축에서 투자로 바뀌어야 된다”며 “자산이 증식되기 위해서는 금융수단이 저축이 아닌 투자로 바뀌어야 된다”고 말했다.
현재의 디폴트옵션은 가입자의 선택에 의존하면서 원리금보장 중심 운용을 벗어나지 못해 수익률이 저조한 점이 대표적 문제다. 현재 DC형에서는 가입자가 직접 운용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운용지시가 없을 때를 대비해 디폴트옵션을 두고 있지만 가입자가 여러 상품 가운데 하나를 미리 선택하는 구조다보니, 원리금보장상품도 디폴트옵션 상품에 포함할 수 있어 안전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기존의 원리금보장 중심 운용과 차별화하기 어렵고 구조적으로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다.
실제 현장에서도 디폴트옵션 적립금은 안정형 상품에 지나치게 치우쳤다. 2025년 말 디폴트옵션 적립금 53조3000억원 가운데 85.4%인 45조5000억원이 안정형에 들어갔다. 안정형의 연간 수익률은 2.63%로 중립형 10.81%, 적극투자형 14.9%보다 낮았다.
이 같은 저조한 수익률을 개선할 방안으로는 여러 개의 디폴트옵션 상품 가운데 가입자가 하나를 선택하는 현재의 구조를 바꾸는 안이 제시됐다. 가입자가 개별 상품을 고르지 않아도 장기·분산투자가 이뤄지도록 유도하는 안이다. 가입자의 위험성향을 먼저 파악한 뒤, 가입자가 별도 운용지시가 없을 경우 퇴직연금 사업자가 내세운 위험군별 단일 대표상품으로 자동 운용하는 식으로 가장 낮은 위험도 상품을 기계적으로 선택하는 상황을 개선해보자는 것이다. 100% 원리금보장상품은 적격 디폴트옵션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같은 맥락에서 제시했다.
구체적 상품으로는 장기간 수익률이 판단 기준이 되는 TDF(타깃데이트펀드)와 TRF(타깃리스크펀드) 등 장기·분산투자가 가능한 상품들이 유효할 것이란 분석이다. TDF는 은퇴 시점에 맞춰 자산배분을 조정하고, TRF는 투자자의 위험수준에 따라 자산을 배분하는 상품이다. 퇴직연금은 장기간 운용되는 자금인 만큼 단기적인 원금 보존보다 장기간 자산을 증식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에 적합하다. 지난해 전체 퇴직연금의 연간 수익률인 6.47%와 비교해 TDF가 13.7% 수익률을 기록한 만큼 수익률 확대해 기여할 것이란 판단이다.
남 연구위원은 가입자 대신 사업자가 대표상품을 선정하는 구조에서는 디폴트옵션의 성과가 사업자의 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가입자에게 여러 상품 중 하나를 고르게 하는 대신 사업자가 대표상품을 선정하는 만큼 장기 성과를 높이는 상품을 얼마나 잘 제공하느냐가 중요해지고 높은 수익률로 운용실력을 증명해야 하는 만큼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란 설명이다.
남 연구위원은 “자동으로 주어지는 상품을 얼마나 잘 만들어서 디폴트 옵션으로 제공하느냐가 이제 사업자의 경쟁력”이라며 “상품 선택권을 개인에 두는 구조는 수익률 책임도 개인에게 귀속되는만큼, 사업자가 수익률을 책임지는 구도가 만들어져야 디폴트 옵션 제도가 작동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kacew@heraldcorp.com
![4000만원 낼 세금을 1억 넘게 물다니…‘상속세 0원’이라도 꼭 신고해야 하는 이유 [이세상]](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news-p.v1.20260903.e72e37cbc9ac475abd6197c15b096a38_T1.png?type=h&h=240)
![앤트로픽 IPO는 시작일 뿐…AI 모델 ‘골라주는 시장’ 커진다 [서학개미 주식회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rcv.YNA.20260813.PRU20260813276001009_T1.jpg?type=h&h=240)
![“교과서 미래엔 AI가 있다”…‘AI 공장’된 미래엔 세종공장 [그 회사 어때?]](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2/news-p.v1.20260821.9213ff47283443e4aeec745e2b971c31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