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태풍 ‘크로반’의 간접 영향으로 제주에 초속 27m에 달하는 강풍이 몰아치면서 크레인이 쓰러져 1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치는 등 피해가 잇달았다.
4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제주도 산지·중산간과 제주시 북부·동부, 서귀포시 남부·동부에는 강풍경보가 내려졌으며, 나머지 지역에도 강풍주의보가 발효됐다.
제주도 남쪽 먼바다와 남부·동부 앞바다에는 풍랑경보가 내려지는 등 제주 전 해상에도 풍랑특보가 내려졌다.
이날 오후 7시 기준 주요 지점의 일 최대순간풍속은 새별오름 초속 26.9m, 마라도 26.1m, 우도 24.8m, 한라산 사제비 24.6m, 강정 24m, 색달 22.9m 등을 기록했다.
강풍은 인명피해로 이어졌다.
이날 오후 3시 53분쯤 제주항 11부두에 정박한 바지선에서 크레인이 쓰러지면서 작업자 2명이 깔렸다는 신고가 소방당국에 접수됐다.
이들은 사고 당시 바지선 위에 크레인을 올려놓고 철판 교체 작업을 하던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고로 바지선 선주인 50대 A씨가 심정지 상태로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크레인 기사인 50대 B씨도 철판에 깔려 중상을 입었다.
해경은 강풍으로 인해 크레인이 넘어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제주 곳곳에서는 강풍으로 인한 시설물 피해도 이어졌다.
이날 오후 1시 50분쯤 제주시 구좌읍에서는 제초 작업을 하던 50대가 강풍에 날린 가림막에 부딪혀 찰과상을 입었고, 오후 5시 36분께 서귀포시 법환동에서도 날아온 적치물에 사람이 부딪혀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오전 9시 38분쯤 이도이동에서는 중앙분리대가 강풍에 쓰러졌고, 구좌읍과 한림읍, 서귀포시 도순동 등에서는 신호등이 파손됐다. 오전 11시 55분쯤 서귀포시 성산읍에서는 과속카메라가 분리돼 안전조치가 이뤄지기도 했다.
이밖에도 곳곳에서 나무가 부러지거나 쓰러졌고, 현수막이 날리거나 표지판이 흔들린다는 신고도 잇따라 접수됐다.
강풍경보와 급변풍경보가 내려진 제주국제공항에서는 이날 오후 7시 기준 출발·도착 항공편 184편이 지연됐다. 또 풍랑특보의 영향으로 제주와 진도·삼천포 등을 잇는 일부 여객선이 결항됐으며, 제주와 가파도·마라도를 오가는 여객선도 모두 결항했다.
안전사고 우려가 커지면서 한라산국립공원 7개 탐방로도 이날 전면 통제됐다. 제주지역 12개 지정 해수욕장 역시 입욕이 금지됐다.
기상청은 당분간 제주에 순간풍속 초속 20m 이상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부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특히 강풍경보가 내려진 지역에서는 초속 26m, 산지에서는 초속 30m 이상의 강풍이 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기상청은 “이번 강풍·풍랑특보는 오는 8일까지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하며, 항해나 조업하는 선박은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태풍 ‘크로반’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중심기압 992hPa, 최대풍속 초속 23m의 ‘강도 1’ 태풍으로 일본 오키나와 북쪽 약 360㎞ 해상에서 시속 16㎞ 속도로 서진하고 있다. 크로반은 일본 남쪽 해상을 지나면서 향후 96시간 이내에 열대저압부로 약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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