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수지 만성적자 최근 급격히 개선된 배경은
7월 여행수지 3.4억달러 적자…전년比 ‘3분의 1’
2015~2019년 적자 규모 12억~18억달러 달해
외국인 국내 소비 급증 영향, 카드결제 역대 최대
일본보다 낮은 GDP대비 관광수출비율 키워야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된 지난 7월 인천국제공항은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들로 북적이며 여행수지가 전월 대비 적자 전환했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그 폭이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7월 기준 코로나19 팬데믹에 해외 이동 수요에 제약이 컸던 2020년 이후 적자폭이 가장 작았다. 해외 여행객들의 지출에 비해 방한 외국인들의 소비가 더 큰 폭으로 늘어난 결과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여행수지는 3억4290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여행수지는 5월과 6월 연속 흑자를 낸 뒤 석 달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이 늘어난 영향이다.
여행수지란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에 와서 쓴 돈(여행수입)과 한국 국민이 해외에서 쓴 돈(여행지급)의 차이를 뜻한다. 한국 국민이 해외에 나가 돈을 더 많이 쓸수록,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에서 돈을 적게 쓸수록 여행수지 적자 규모는 커진다. 한은은 “해외여행 성수기에 더해 제헌절 공휴일 지정 등의 영향으로 출국자 수가 늘면서 3개월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에 따르면 7월 출국자 수는 241만9000명으로 6월(200만5000명)보다 20.6%가량 급증했다.
다만 7월 기준 여행수지 추이를 보면 올해는 오히려 개선됐다. 지난해 7월 여행수지 적자는 9억1700만달러로 올해 7월보다 3배 가까이 컸다. 1년 새 적자폭이 62% 넘게 줄어든 것이다.
시점을 더 과거로 돌려도 마찬가지다. 7월 적자폭이 올해보다 더 작았던 때는 코로나19로 국경이 사실상 닫혀 해외여행 자체가 불가능했던 2020년(3억400만달러)이 가장 최근이었다. 2020년을 제외하면 적자 폭은 2001년(2억5630만달러) 이후 25년 만에 가장 작았다. 2015~2019년 적자 규모는 12억~18억달러에 달했다.
올해 7월 적자 규모가 줄어든 것은 여행수입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 국민이 해외에서 쓴 금액은 지난해와 올해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외국인이 국내에서 쓴 금액은 21억달러에서 26억7000만달러로 27.3% 늘었다. 나가는 돈은 비슷한데 들어오는 돈이 늘면서 적자 규모가 작아진 셈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7월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209만322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173만3199명)보다 20.8% 늘었다. 국가별로는 중국 관광객이 77만7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일본 33만명, 대만 26만1000명, 미국 15만명, 홍콩 7만6000명 등 순이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분기 방한 외국인들의 카드 결제액이 늘면서 비거주자의 카드 국내 사용액이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중 거주자 카드 해외 사용실적’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비거주자의 카드 국내 사용액은 48억6000달러(약 6조5793억원)로 전 분기(35억7000만달러)보다 36.1% 증가했다.
직전 최대치였던 작년 2분기(37억9000만달러)보다도 28.2% 늘었다.
비거주자의 국내 사용 카드 수는 전 분기보다 34.3% 늘어난 2502만장, 장당 사용액은 1% 증가한 194달러로 집계됐다.
한은은 “2분기 일본·중국 연휴 등의 영향으로 관광 수요가 많아지며 입국자가 늘어난 영향”이라며 “비거주자의 국내 사용카드 수도 분기 기준 역대 최다”라고 설명했다.
2분기 국내 거주자의 카드(신용·체크) 해외 사용금액은 58억5000만달러로, 전 분기(61억달러)보다 4.2% 감소했다.
카드 장당 사용금액도 전 분기 대비 0.9% 감소한 322달러로 집계됐다. 카드 장당 사용금액이 전 분기 대비 감소한 것은 6분기 만이다.
신용카드(40억7500만달러)가 0.6%, 체크카드(17억7300만달러)가 11.5% 각각 감소했다.
한은 한 관계자는 “최근 외국인 입국자 수가 크게 늘면서 과거보다 여행수지 적자가 축소되는 모습”이라며 “여행수지 만성 적자 구조가 과거보다 개선되고 있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올해 7월 누적 여행수지는 27억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75억3000만달러)과 비교하면 약 3분의 1 수준이다. 적자 규모는 2009년(21억8000만달러) 이후 17년 만에 가장 작았다.
여행수지 흑자를 지속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확대하는 동시에 경제적 효과를 극대화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한은이 발표한 ‘서비스 수출 관점에서 본 관광산업의 성장효과와 정책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광수출 비율은 1.17%로 일본(1.46%)보다 0.29%포인트 낮았다. 한은은 최근 외국인 관광객 증가세가 경제적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방한객 유치뿐 아니라 그들의 지출 구조와 핵심 관광산업 부가가치율을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kimsta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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