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낙찰가율 101→97%, 평균 응찰자 수도 감소

노원·중랑 100% 상회, 중저가 단지 응찰 몰려

“하락장 진입 땐 외곽부터 조정 가능성”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경매 물건 안내문이 붙어있는 모습. [연합]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경매 물건 안내문이 붙어있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윤성현 기자]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이 한 달 새 4%포인트(p) 떨어지는 등 전반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외곽지역에서는 감정가를 크게 웃도는 가격에 낙찰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주택담보대출 연체와 경매 물건 증가를 거론하며 “낙찰률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가운데 서울 경매시장에서 지역별 차별화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8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의 ‘2026년 8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97.0%로 전월 101.0%보다 4.0%p 하락했다. 낙찰률도 38.3%에서 37.1%로 떨어져 3개월 연속 30%대에 머물렀다. 평균 응찰자 수 역시 7.2명에서 6.1명으로 줄었다. 일부 대형 면적 아파트와 나홀로 단지가 감정가의 60~80% 수준에서 매각되며 전체 낙찰가율을 끌어내렸다.

전국적으로도 경매시장 약세는 이어졌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3614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약 26% 늘었다. 반면 낙찰가율은 84.7%로 3개월 연속 하락세다. 아파트와 연립·다세대 등을 포함한 전국 주거시설 낙찰가율도 69.9%에 그쳐 2005년 1월 이후 20여년 만에 가장 낮았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서 ‘낙찰률’을 언급하며, 주택가격이 급락할 경우에 대비해 일정 기준 이하 주택을 공공주택 보유용으로 대량 매입하는 시스템을 준비하도록 지시했다고도 했다.

다만 서울 내에서도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곳에서는 감정가를 웃도는 낙찰 사례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중랑구 아파트 낙찰가율은 115.2%, 노원구는 102.8%를 기록했다. 거주 여건이 양호한 중저가 아파트와 재건축·리모델링 등 정비사업 기대가 있는 단지로 관심이 이어지는 것이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6단지 58㎡(이하 전용면적)는 감정가 6억4600만원에 경매에 나와 12명이 응찰한 끝에 8억1300만원에 낙찰됐다. 감정가 대비 낙찰가율은 123%였다. 중랑구 신내동 신내6단지 60㎡에는 16명이 몰리면서 감정가 6억200만원의 129%인 7억752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한강벨트 자치구 내 가격대가 낮은 단지에서도 감정가를 웃도는 사례가 나타났다. 마포구 성산동 성산월드타운대림아파트 85㎡는 감정가 10억9000만원에 경매가 시작됐지만 3명이 응찰해 12억6589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은 116%였다.

이 같은 흐름은 일반 매매시장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한 주 전보다 0.22% 상승했다. 특히 ▷성북구 0.54% ▷중랑구 0.52% ▷노원구 0.50% ▷강북구 0.45% ▷동대문구 0.42% 등 중저가 단지가 밀집한 지역의 상승률이 서울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반면 강남구는 0.41%, 서초구는 0.23% 하락했다.

경매시장에서도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지역에 수요가 몰리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전체 낙찰가율 하락만으로 서울 전역의 매수심리가 위축됐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과거 서울 주택시장에서도 경매지표는 부동산 시장 흐름을 선행하기보다 매매시장 침체와 함께 악화하는 경우가 많았었다. 2022년 서울 아파트값은 5월 말 하락 전환했지만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같은 해 6월 110.0%, 낙찰률은 56.1%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오히려 경매지표가 급격히 나빠진 것은 매매시장 침체가 본격화한 이후였다. 같은 해 12월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76.5%, 낙찰률은 17.9%까지 떨어졌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매매시장 조정이 깊어지는 과정에서 6월 91.34%에서 12월 69.23%로 하락했다.

낙찰가율은 감정가 대비 실제 낙찰가격의 비율인 만큼 감정평가와 실제 입찰 사이의 시차에도 영향을 받는다. 가격 하락기에는 과거 시세를 반영한 감정가보다 실제 매수자의 가격 눈높이가 빠르게 낮아지면서 낙찰가율이 뒤늦게 큰 폭으로 떨어질 수 있다.

다만 중저가·외곽 아파트 강세가 계속될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려운 만큼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한다는게 전문가의 진단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하반기 금리 상승까지 겹치면 과거 집값 하락기에 나타났던 낙찰가율 하락이 충분히 되풀이될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는 대출 의존도가 높은 소형·중소형 외곽 아파트가 경매시장 상승세를 이끌고 있지만, 하락장에 진입하면 가장 먼저 가격이 떨어질 수 있는 유형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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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q@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