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정KPMG ‘VC 투자로 읽는 IPO 트렌드’ 보고서 발간

올해 상반기 벤처투자 8.8조…AI·반도체 등 딥테크 쏠림

코스닥 상장 미승인 83% ‘실적’ 발목…“사업화 역량 갖춰야”

삼정KPMG ‘VC 투자로 읽는 IPO 시장 트렌드’ 보고서 [삼정KPMG 제공]
삼정KPMG ‘VC 투자로 읽는 IPO 시장 트렌드’ 보고서 [삼정KPMG 제공]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벤처투자 시장이 인공지능(AI)·반도체·바이오 등 미래 성장산업을 중심으로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기술력과 성장성을 갖춘 기업들의 기업공개(IPO) 진입 기회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

다만 성공적인 상장을 위해서는 기술력을 넘어 지속 가능한 실적과 뛰어난 사업화 역량을 입증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8일 삼정KPMG가 발표한 ‘벤처캐피탈(VC) 투자로 읽는 IPO 시장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신규 벤처투자 규모는 지난해 13조6244억원으로 전년 대비 14.0% 증가했다. 이어 2026년 상반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56.2% 늘어난 8조8676억원을 기록하며 활발한 회복 흐름을 보였다.

다만 투자금이 모든 기업에 균등하게 유입되기보다는 성장성과 수익성을 명확히 검증받은 기업으로 쏠리는 모습이다. 피투자기업당 평균 투자금액은 ▷2024년 25억4000만원 ▷2025년 30억1000만원 ▷2026년 상반기 38억6000만원 등으로 꾸준히 늘어났다.

벤처시장과 IPO를 둘러싼 4대 이슈와 시장 영향 [삼정KPMG 제공]
벤처시장과 IPO를 둘러싼 4대 이슈와 시장 영향 [삼정KPMG 제공]

업력별로 살펴보면 업력 3년 이하의 초기 기업에 대한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57.7% 증가했다. 모태펀드의 초기 투자 확대와 AI·반도체·로보틱스 등 딥테크 초기 스타트업의 대형 투자 유치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업종별로는 ICT서비스와 바이오·의료가 시장을 견인하는 가운데 로보틱스·연료전지·우주항공·AI 반도체 등 딥테크 분야로 투자 관심이 한층 넓어졌다. 올해 상반기 바이오·의료 분야 투자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92.7% 증가한 1조5000억원을 기록했으며, 전기·기계·장비 분야 역시 54.0% 늘어난 1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정보통신기술(ICT)제조 분야는 146.9% 급증한 1조1000억원을 달성하며 주력 투자처로 떠올랐다.

특히 세부 섹터에서는 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이 프리IPO 단계에서 6400억원, 퓨리오사AI가 4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대형 투자가 이어졌다.

코스닥 기술기업상장 추이 [삼정KPMG 제공]
코스닥 기술기업상장 추이 [삼정KPMG 제공]

VC의 투자 회수 수단으로서 IPO의 역할도 더욱 커지고 있다. VC 회수 방식 중 IPO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24.3%에서 올해 상반기 37.9%까지 상승한 반면, 매각을 통한 회수 비중은 같은 기간 56.5%에서 47.7%로 감소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기술평가특례와 성장성특례를 활용한 기술기업 상장 비중이 2018년 25.7%에서 2026년 상반기 56.3%까지 확대되며 기술기업의 상장 통로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IPO 심사 기조는 기술의 독창성뿐만 아니라 사업성, 수익성, 실적 지속가능성에 대한 검증을 강화하는 추세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상장예비심사를 철회하거나 미승인된 기업 중 83%가 매출 안정성과 수익성 등 실적 관련 이슈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목표시장의 규모, 판매처 확보 여부, 생산 및 자본조달 능력 등 실질적인 사업화 가능성을 증명하는 것이 필수 요건이 되었다.

보고서는 IPO를 준비하는 기업들이 상장 이후에도 유지 가능한 실적 기반과 사업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를 위해 고객 의존도, 매출채권 회수 가능성, 재고 누적 여부, 추정 매출의 합리성을 사전에 점검하고, 내부통제 체계와 특수관계자 거래, 상환전환우선주(RCPS) 및 전환사채(CB) 전환 조건, 상장 후 유통 가능 물량 등을 종합적으로 정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IPO 성공 기준: 상장 성사를 넘어 시장 안착과 실질 회수로 이동 [삼정KPMG 제공]
IPO 성공 기준: 상장 성사를 넘어 시장 안착과 실질 회수로 이동 [삼정KPMG 제공]

강인혜 부대표(삼정KPMG IPO지원센터장)는 “IPO를 단기 이벤트가 아니라 상장 이후의 실적 및 주가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과정”이라며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은 추정 실적의 근거와 내부통제, 공모자금 활용계획, 오버행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VC 역시 상장을 즉시 회수 시점으로 보기보다 보호예수와 시장 수용력을 고려한 분할 회수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며 “투자 단계부터 IPO 이후까지 아우르는 장기적인 관점의 투자·회수 전략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3월 결산법인 삼정KPMG는 올해(2025년 4월~2026년 3월) 전년 대비 약 3.4% 증가한 9056억원의 영업수익을 기록하며 매출 9000억원 시대를 열었다.


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