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B·운용사 22곳 대상 정책 방향 설명
한국 증시 빠른 성장에도 불확실성 여전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영국 런던을 찾아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한국 자본시장과 정책 방향을 설명했다. 한국 자본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동시에 시장 신뢰도와 혁신기업의 자금조달 여건, 외국인 투자환경을 개선해 시장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금감원은 이 원장이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영국 런던을 방문해 금감원과 지자체, 금융권이 공동 개최한 해외 투자설명회(IR)에 참석하고 영국 금융감독기관 고위급 인사들과 면담했다고 10일 밝혔다.
지난 8일 열린 투자설명회에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인사이트, 핌코 등 글로벌 투자은행(IB)과 자산운용사 22곳의 고위급 임원이 참석했다. 행사는 주요 글로벌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한 소규모 라운드테이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한국 증시 현황과 장기투자 환경 등에 대한 질의응답도 이뤄졌다.
이 원장은 이 자리에서 최근 한국 증시가 빠르게 성장했지만 시장 변동성과 지정학적 위험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1월부터 8월 말까지 코스피는 62% 상승해 일본 닛케이 32%, 미국 S&P 12%, 독일 DAX 7%를 웃돌았고 한국 증시의 시가총액 순위도 세계 13위에서 7위권으로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자가 믿고 자금을 맡길 수 있는 시장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한국 자본시장과 기업에 믿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며 공정한 시장질서와 기업의 주주환원 노력에 대한 투자자 신뢰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불공정거래 대응을 강화하고 저평가 기업의 자발적인 가치 제고를 유도하는 한편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도 추진할 방침이다.
혁신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을 넓히는 방안도 제시했다. 코스닥 시장의 진입·퇴출 기준을 정비하고 기업 특성에 따라 시장을 세분화하는 한편 대형 IB의 모험자본 공급을 활성화하고 금융회사 자본규제를 개선해 첨단기술과 산업 등 생산적 부문으로 자금이 흐르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외국인 투자자의 시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결제주기 단축과 거래시간 연장, 토큰증권 인프라 구축도 추진한다. 이 원장은 “외국인이 시간·장소 제약 없이 원화를 거래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글로벌 투자자의 풍부한 자금이 한국시장에 모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자본시장이 프리미엄 시장으로 도약하고 한국이 세계적인 금융중심지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현지 투자자들은 상법 개정 등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와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폐지 등 시장 접근성 개선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이러한 변화가 실질적인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려면 일관된 정책 추진과 안정적인 제도 정착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 원장은 런던 방문 기간 영국 금융감독당국과 주요 감독 현안도 논의했다. 영업행위감독청(FCA)과는 금융소비자보호와 보이스피싱 배상제도를, 건전성감독청(PRA)과는 디지털 운영리스크와 가상자산·스테이블코인 감독방안을 논의했다. 재무보고위원회(FRC)와는 회계부정 대응과 회계감리 강화 방안을 공유했다.
한편 이 원장은 최근 시장 위험요인에 대한 면밀한 점검을 주문한 바 있다. 지난 4일 소비자위험대응협의회에서도 업권별 위험요인을 예의주시하고 소비자 피해가 우려될 경우 즉각 대응할 것을 강조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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