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신용정책 보고서’ 발표

수급 여건 개선이 핵심 변수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의 모습. 윤창빈 기자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의 모습. 윤창빈 기자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한국은행이 최근 수도권 주택가격의 가파른 상승세와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금융불균형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세제 개편안 등의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일관된 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은은 10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최근 수도권 주택가격이 높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가계대출도 꾸준한 증가흐름을 보이는 등 금융불균형 위험이 점점 쌓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최근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중·저가 주택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공급 부족 우려 속에 전월세 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실수요자들의 매매 수요가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3월부터 7월까지 서울에서는 아파트 3만5000호가 거래됐는데 이 중 강남 3구와 용산, 한강벨트에서 거래된 물량은 1만3000호였다. 경기권의 거래량은 7만7000호에 달했다.

고가주택이 밀집한 강남 3구와 용산에서는 매도 물량이 상대적으로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 3구와 용산의 경우 40억원 초과 주택의 거래 비중이 7.6%로 서울 평균인 1.3%를 크게 웃돈다. 이 지역의 최근 매도 물량 증가율은 14.2%로 서울 외곽지역(4.8%)보다 3배가량 높았다.

대출 규제에도 가계대출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택 관련 대출 월평균 증가액은 2021년 5조8000억원에서 2022년 2조3000억원으로 줄었다가 2023년 3조8000억원, 2024년 4조4000억원 등 다시 확대했다. 올해는 8월까지 증가액이 약 4조원에 달했다.

한은은 향후 주택시장의 핵심 변수로 수급 상황을 꼽았다. 단기간에 수급 여건이 개선될지는 불확실하지만 주택 신속공급 방안이 차질 없이 집행된다면 주택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달 13일 수도권에 23만호 이상의 추가 공급을 추진하는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달 3일 발표된 부동산 세제개편안의 영향으로 초고가 주택의 거래도 위축될 수 있다. 다만 추후 국회 논의와 입법 과정에서 내용이 조정될 수 있는 만큼 향후 진행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한은은 평가했다.

가계의 소득 여건도 주택시장과 가계대출의 주요 변수로 꼽혔다. 국내 경제의 성장세가 확대되면 기업 이익과 명목임금이 개선되면서 가계의 주택 구매력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상반기에는 반도체 기업의 성과급 지급과 사내대출 확대 기대 등이 맞물리면서 화성 동탄·용인·수원 영통 등 이른바 ‘반도체 벨트’를 중심으로 주택가격 상승세가 커졌다. 반도체 벨트의 신고가 거래건수는 올해 상반기 2315건으로, 지난해 상반기 278건의 약 8.3배에 달했다. 올해 7∼8월 신고가 거래건수도 756건으로, 지난해 하반기 거래건수인 681건을 이미 넘어섰다.

한은은 기준금리 인상 기조 역시 대출금리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면서 주택시장과 가계대출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가계의 소득 여건이 얼마나 개선되는지에 따라 금리 상승이 실제 대출 수요에 미치는 영향은 달라질 수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한은은 “주택시장 수급 상황과 가계 소득 여건 등을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 주택시장과 가계대출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세제개편안 등의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는 한편, 향후 정책 추진 과정에서 주택시장 기대와 가계대출 증가세를 자극하지 않도록 일관된 정책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최근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 완화 정책에 대해 “거시건정성 관리를 일관되게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바뀌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시장에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일부 문제가 불거져서 이를 조절하기 위한 것으로 본다”며 “(총량 완화로)가계부채 증가에 부담이 되는 측면이 있지만 전체적인 가계부채 레벨 등 구조가 바뀌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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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따라 고가 주택의 세 부담이 커지면서 강남권 아파트 급매물이 늘고 있는 가운데, 신고가 대비 최대 10억원 안팎 낮아진 가격에 강남권 아파트를 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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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ta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