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 결정 전 보완대책 마련은 가입 전제와 같아”
농협법 개정 “9월 중 상임위서 정리”…중앙회장 직선제 강조
과천 경마공원 이전 공모안, 이달 마사회 이사회서 결정
내년 농식품부 예산 22.2조·10.4%↑…“27년 만에 최대 증액”
[헤럴드경제=김선국 기자]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논의와 관련해 “국익이나 민의에 반한다면 반드시 가입을 전제로 논의하는 게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CPTPP 가입으로 국내 농업의 최소 생산기반이 무너질 정도라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농업계가 요구하는 보완대책은 가입 여부가 결정된 이후 마련하는 게 맞다는 입장도 내놨다.
송 장관은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CPTPP 가입 논의와 농업계의 우려 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CPTPP는 일본·호주·캐나다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참여하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이다. 농업계에서는 농축산물 시장 추가 개방에 따른 국내 생산기반 약화를 우려하고 있다.
송 장관은 “정부 입장은 국익이나 민의에 반한다면 반드시 가입을 전제로 논의하는 게 아니라 이야기를 충분히 듣겠다는 게 일관된 입장”이라며 “농업계 입장을 충분히 듣기 위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농업계가 가입 결정에 앞서 피해 보완대책부터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데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보완대책을 미리 수립한다는 게 어떤 의미에서는 가입을 전제로 하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며 “그 부분은 가입 결정이 된 다음에 생각해야 하는 것이고 지금은 그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CPTPP 가입 여부와 별개로 국내 농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준비는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장관은 “산업 경쟁력 확장을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는 CPTPP 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연구하고 있다”며 “가입 결정과 함께 보완대책을 만드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농업계가 느끼는 위기감에는 공감을 표시했다. 송 장관은 “CPTPP가 생산기반을 붕괴시킬 수 있다고 농업인들이 굉장히 두려워한다”며 “12개 회원국도 농업강국이어서 두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전에 자유무역협정(FTA)을 23건 했고 두려운 FTA가 몇 가지 있었지만 잘 극복한 대목도 있다”며 “반드시 CPTPP를 한다고 그렇게까지 두려워할 일만은 아니다. 플러스와 마이너스가 있을 텐데 지혜롭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식량안보와 국내 생산기반은 CPTPP 논의에서 지켜야 할 ‘마지노선’으로 제시했다.
송 장관은 해외에서 식품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들여올 수 있는 여건을 확보하는 것도 넓은 의미에서 식량안보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산업계 논리를 소개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량안보를 자체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일정 부분을 맞추는 것은 당연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최소한 갖춰야 하는 범위를 무너뜨리는 정도가 되면 받아들이기 어렵지 않겠느냐”며 “최소한 자체적으로 갖춰야 하는 기반을 어떻게 유지하고 보완할지 논의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CPTPP가 국내 농업에 새로운 시장을 열어줄 가능성도 언급했다. 송 장관은 과거 한·칠레 FTA 체결 당시 피해 우려가 컸던 포도를 사례로 들었다. 그는 “한·칠레 FTA를 할 때 포도가 큰일 난다고 했는데 포도가 K푸드 수출액 중 신선농산물 1위”라며 “올해 조심스럽지만 1억달러 달성을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우·한돈의 해외시장 진출도 거론했다. 송 장관은 “하기에 따라서는 우리 농산물이 상당히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며 “두려움이 한편으로 있는 것도 맞지만 하기에 따라서는 의미 있게 도전해볼 수 있는 영역도 있다. 그런 부분을 농업인 단체와 면밀하게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CPTPP 논의와 별개로 식량안보법 제정도 준비하고 있다. 송 장관은 “쌀 단일 품목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며 “식량안보의 정의도 새롭게 해야 할 것 같다. 자급률하고는 다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현실적이면서 우리 농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각도로 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농협중앙회 개혁을 위한 농협법 개정안은 이달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가닥이 잡힐 것으로 내다봤다. 송 장관은 중앙회장 직선제에 대해 “농업인들에게 우리 농협을 돌려준다는 취지에서 직선제가 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감사기구 독립 문제에 대해서는 기능을 독립해야 한다는 큰 방향에는 상당 부분 의견이 모였지만 조직을 어떤 형태로 둘지를 놓고 이견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부분 큰 방향에서는 이견 없이 해소된 상태”라며 “9월 안에는 상임위에서 정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과천 경마공원 이전도 이달 중 구체적인 절차에 들어갈 전망이다. 송 장관은 “마사회 이사회가 9월 안에 열리는 것으로 들었다”며 이전 지역 공모의 기준과 절차, 일정 등을 이사회에서 결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경마공원 이전과 한국마사회 본사의 지방 이전은 별개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내년도 농식품부 예산은 22조2215억원으로 올해보다 10.4% 늘었다. 송 장관은 “2000년 이후 27년 만에 최대 증액”이라며 기금의 누적 채무 정리까지 고려하면 실질적인 증가 폭이 25.7%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공익직불제 예산이 처음 3조원대로 올라서고 공동영농 등 신규 사업도 확대된다.
adast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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