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만명 SNS 그룹에 월경 움직임…정보기관, 경찰·모로코에 알려
산체스 “대규모 사태 징후론 해석 안돼”…야권 “정부 책임”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북아프리카 스페인 자치도시 세우타로 이주민이 집단 진입한 사태가 벌어지기 전 스페인 정보기관이 여러 차례 경고를 내놓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9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과 AP 통신에 따르면 스페인 정부의 기밀 해제 문건에는 여러 법 집행기관 및 정보기관에서 나온 정보 보고와 알림, 통신문 등이 포함됐다. 이번 사태를 예측할 만한 정보가 없었다는 페드로 산체스 총리의 주장과 배치된 것이다.
7월 30∼31일 이주민 집단 월경 사태 직전인 7월 29일 스페인 국가정보부(CNI)는 세우타 내 스페인 중앙정부 대표부에 ‘소셜미디어에서 내일 오후 8시에 울타리와 해상을 통해 월경하자고 부추기는 움직임이 있다’는 내용의 왓츠앱 메시지를 보냈다. CNI는 이 메시지에서 “그 규모를 짐작해보자면, 두 그룹의 팔로워는 총 18만명”이라고 언급했다.
같은 날 스페인 정보기관이 모로코 정보기관에 보낸 문건에는 이주민들이 7월 30일 국경 울타리를 타고 오르거나 헤엄쳐 건너 세우타로 진입하려 한다는 소셜미디어상 계획이 있다는 경고가 포함됐다.
스페인 국가정보부는 같은 날 스페인 경찰에도 메시지를 통해 비슷한 경고를 보냈다.
7월 30일 집단 월경 사태가 벌어졌을 때 스페인 국방부의 정보 보고서에는 모로코 군경이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으며 이주민들을 저지하려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보고서는 “모로코가 전략적 이익을 위해 세우타에서 일어난 상황을 악용하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도 지적했다.
모로코 정부가 집단 월경 사태에 모종의 역할을 하거나 이를 방치했다는 의혹은 사태 직후부터 계속 제기돼 왔으나 산체스 정부는 모로코의 역할은 파악되지 않았고 모로코가 사태 대응에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도좌파 성향으로 비교적 온건한 이민 정책을 펼쳐온 산체스 정부는 세우타 사태로 국내는 물론이고 유럽연합(EU) 내에서도 국경 통제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번 문건 공개 이후 산체스 총리는 엑스(X·옛 트위터)에 “이런 움직임의 존재는 알려졌고 모니터링됐지만, 그런 규모와 성질, 이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 가능성의 지표가 될 수도, 그렇게 해석될 수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야권에서는 산체스 총리를 맹렬히 비판하고 나섰다.
제1야당 국민당(PP)의 에스테르 무뇨스 의원은 “그들(정부)이 정보를 갖고 있었고 세우타 침공과 이주민 사망에 직접적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극우 복스당 소속 호르헤 북사데 유럽의회 의원은 이번 문건이야말로 “산체스 및 그 일당이 반역죄와 안보 범죄로 법원에 회부돼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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