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국회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모두발언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가 14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시작하면서 “공평무사의 마음으로 오직 헌법과 법률, 그리고 법관으로서의 양심에 따라 사건을 살피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우리 사회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국민의 권리를 보호해야 할 사법부도 그 변화에 뒤처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법관으로 임명된다면, 시대 변화를 면밀히 읽어 가면서 사법부가 그 흐름에 맞춰 나아갈 수 있도록 미력이나마 힘을 보태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여러모로 부족함이 많은 제가 중차대한 시기에 대법관 후보자로서 이 자리에 서게 되니 개인적으로는 매우 영광스러우면서도, 동시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청문회가 시작되기도 전에 저의 불찰로 위원님들과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청문회를 준비하면서 제 인생 전체를 되돌아봤다. 향후 객관적 시각으로 저 자신의 처신과 언행을 살피고 신중을 기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자는 “저는 농촌 마을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유년시절을 보내고 중학교까지 다녔으며, 고등학교부터는 도시로 유학해 학업을 이어 나갔다”며 “고등학교 1학년 때 아버님이 작고하셔서 깊은 슬픔과 절망을 겪기도 했으나 할머니와 어머니의 따뜻한 보살핌, 그리고 형제들과의 두터운 우애를 바탕으로 서로 의지하며 성실하게 학업을 마쳤다”고 언급했다.
이어 “1998년 감사하게도 법관으로 임용돼 사법부 구성원의 일원으로 재판업무를 담당할 수 있었다”며 “저에게 맡겨진 사건 하나하나가 쉽지 않았지만, 분쟁을 해결하고 정의를 구현하는 데 일조한다는 점에서 늘 긍지와 보람을 느끼며 일할 수 있었다”고 했다.
또한 “농촌에서 태어나 자랐을 뿐만 아니라 광주지법 해남지원과 제주지법 등 농어촌과 도서 지역을 관할하는 법원에서도 상당 기간 근무하며, 대도시 거주민뿐만 아니라 농어촌 주민들의 삶과 애환에 대해서도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다”며 “이처럼 폭넓은 삶의 배경을 이해하게 된 경험은, 단순한 법적 잣대를 넘어 사건 이면에 담긴 소송당사자들의 삶을 보다 깊이 있게 헤아리며 사건의 본질을 통찰하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김 후보자는 “법관으로 재직하는 동안 수많은 사건을 담당했지만, 그중에서 특히 기억나는 사건들이 있다”며 “일제강점기 이후 해방을 맞아 농지개혁으로 농지를 분배받았던 농민들이 강압수사 끝에 이어진 형사재판에서 유죄판결을 선고받고 그 판결에 기한 재심재판을 통해 토지를 빼앗긴 후 한참이 지나 재심청구를 했는데, 그들의 ‘재심판결에 대한 재심청구’를 받아들임으로써, 수십 년 만에 재산권을 회복시켜드릴 수 있었던 사건도 기억난다”고 언급했다.
이어 “또한 피해자가 피고인으로부터 감금당한 채 굶주림과 추위에 떨다가 사망한 사건에서, 인권유린의 심각성과 회복 불가능한 피해의 중대성을 고려해, 항소심 재판 계속 중 피해자의 유족이 피고인과 합의했음에도 피고인에게 원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함으로써,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훼손하는 중대 범죄에 대한 엄벌 필요성을 천명한 사건도 떠오른다”고도 했다.
아울러 “저는 이러한 판결들을 통해 법원에 부여된 역할과 책무는 스스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소외된 이웃을 비롯한 모든 국민의 ‘헌법상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는 것임을 분명히 하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저는 법정에 들어가기 전 매번 거울을 보며 스스로를 다잡는다”며 “매 사건의 결과가 당사자, 사회, 국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헤아리며 ‘늘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는 뜻의 ‘흠흠(欽欽)’과 ‘소송당사자, 피고인, 변호사뿐 아니라 피해자의 입장까지 두루 살피며 경청하고 소통하겠다’는 의미에서 ‘역지사지(易地思之)’를 읊조린다”고 말했다.
y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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