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생후 44개월 여아 ‘캡사이신 사망 사건’을 경찰이 입건도 하지 않고 종결한 가운데, 계모가 숨진 아이의 언니를 학대할 때도 매운 음식을 강제로 먹였다는 진술이 나왔다.
16일 유족이 정보공개 청구로 확보한 서울 성북경찰서의 송치 결정서에 따르면 경찰은 계모를 지난해 12월 아동학대 혐의로 송치했다. 숨진 아이의 언니를 5년간 학대한 혐의다.
언니의 진술조서를 보면, 아이는 “(새엄마가) 떡볶이를 줬는데 ‘너무 매워서 안 먹는다’고 하면 때렸다”고 진술했다. 이어진 학대에 대해서는 “저의 손톱과 살 사이를 (새)엄마가 자기 손톱으로 아프게 누른 것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언니는 2019년 숨진 동생에게도 계모가 매운 것을 먹이는 모습을 직접 목격했다고 진술했다. 언니는 “엄마와 동생이 부엌에 둘이 있었고 제가 안방에서 봤다. 동생이 힘들어서 고통스러워했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당시 부검에서 숨진 아이의 혈액에서는 캡사이신 성분이 검출됐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상당량을 스스로 먹었는지 의문”이라며 학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러나 경찰은 타인 개입 물증이 없다며 그해 10월과 올 4월 두 차례 내사를 종결했다.
언니에 대한 계모의 학대 혐의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진술조서에 따르면 피해 아동은 2024년 1월 패스트푸드점 쿠폰 잔액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계모로부터 온몸을 폭행당했는데, 이 과정에서 치아가 부러졌다고 진술했다. 이 아동은 “(새)엄마가 깨진 이빨(치아)을 주워서 변기에 놓고 물을 내렸다. 그 후 바로 병원에 가지 않고 10일 정도 있다가 집 근처 치과로 가서 치료했다”고 진술했다. 당시 친부는 필리핀에 있었다고 한다.
경찰은 다음 달 수사심의위원회에 ‘여성·청소년 사건 전담 소위원회’를 새로 도입한다. 44개월 여아 사망 사건이 이 소위원회의 첫 심의 안건이 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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