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0월 물량 확보…단기 수급 이상무
비중동산 대체 조달, 운임·원가 부담
내수 공급 우선에 수출 물량 감소 우려
중동발 원유 공급 차질로 국내 정유업계의 수급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동서 송유관까지 가동이 중단되면서 중동산 원유 확보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정유업계는 당장 국내 석유제품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공급 불안이 길어지면 향후 수출 물량과 수익성 확보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1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들은 내달 도입 원유 물량까지는 상당 부분 확보한 상태다. 산업통상부도 지난 14일 정유업계 점검회의에서 9~10월 원유 확보 물량이 전년 동기 대비 90% 이상이라고 밝혔다. 이미 계약·선적된 원유가 순차적으로 들어오는 만큼 단기적인 수급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문제는 올 겨울부터다. 원유는 통상 수개월 전에 구매가 결정되기 때문에 현재 확보된 물량 기준으로 11월까지도 상당 부분 대응할 수 있지만, 이후 물량은 대체 원유 확보 여부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정유사별 영향은 중동산 원유 의존도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사우디산 비중이 절대적인 업체도 있지만 A사의 경우 이미 원유의 50% 이상을 비중동산에서 조달하고 있으며, B사 역시 사우디산 원유를 매달 들여오는 구조가 아니어서 이번 사우디 송유관 차질의 직접적인 영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공급 차질이 길어지면 미국 등 비중동산 원유로 대체하는 과정에서 운임과 조달 비용 부담이 늘게 된다. 북미산 원유의 경우 국내 운송까지 약 40일이 걸려 중동산 운송 기간(20~25일)의 2배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대체 원유 확보와 정부의 비축유 스와프(SWAP·교환) 제도 등을 동원하면 국내 수급 자체는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원유가 부족해질 경우 정유사들이 국내 휘발유·경유 등 내수용 석유제품 공급을 우선해야 하는 만큼, 수출에 배정할 물량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내수와 수출의 가격 구조가 다른 가운데, 원유 확보량이 줄면 생산 차질을 넘어 수출 실적은 물론 수익성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현재 국내 내수용 석유제품은 최고가격제가 적용되면서 국제유가 상승분을 판매가격에 즉각적으로 충분히 반영하기 어려운 반면, 수출 제품은 국제시장에서 가격이 결정된다. 최근처럼 국제 원유가격과 석유제품 가격 간 격차인 정제마진이 높은 상황에서는 수출을 통해 상대적으로 높은 마진을 확보할 수 있는데, 원유 공급 차질로 생산량이 줄어들 시 수익 창출 기회도 축소될 수 있다.
원유 공급 차질이 단기간에 그친다면 비축유 스와프와 대체 원유 조달 등을 통해 내수 공급을 유지할 수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상황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고은결 기자
k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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