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복경찰(정보형사)들의 세월호 참사 유가족 사찰 의혹에 대해 최동해 경기지방경찰청장의 사과와 해당 경찰관 엄중 문책 발언이 나온 지 반나절 만에 경찰이 자체 조사에 나섰다.

경기 안산단원경찰서는 정보보안과 소속 A 형사 등 2명이 경찰 신분을 속인채 유가족을 미행한 혐의로 청문감사실 조사를 착수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19일 박근혜 대통령 담화와 관련한 회의를 열기 위해 진도로 가던 유가족을 미행하다 적발되자 ‘경찰이 아니다’며 부인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전에 유가족에게 미리 알리지 않은 것과 발각된 후 신분을 사실대로 밝히지 않고 발뺌한 점 등 청문감사관실에서 해당 경찰관들의 절차 위반 여부를 여러 측면에서 파악할 것”이라며 “해당 형사 외에도 책임있는 사람이 나오면 그 역시 조사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무리하게 자신의 신분을 속인 것은 경찰 스스로 부적절한 미행임을 인정한 꼴이라며 당국의 진심어린 사과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은 “이번 미행 사건이 부적절하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가족 동향을 파악하라는 윗선의 지시를 받고 움직인 해당 경찰관만을 징계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면서 “유가족들이 그 침해가 크다라고 해서 직권남용에 대한 형사고소를 하면 법정다툼이 벌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표 소장은 이어 “변명보다 진심어린 사과를 통해 피해자 가족들의 마음을 풀고, 책임있는 당사자가 가족과 같이 지내면서 요구사항을 바로바로 돕는 등의 방식으로 이번 사찰 문제를 수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산단원서 소속 정보형사 2명은 19일 오후 7시 21분께 전남 진도에 회의차 내려가는 피해 가족대표단이 전북 고창군 한 휴게소에 들른 사이 주변을 배회하다가 이들을 알아본 한 유족에게 적발됐다. 이에 다음날 0시10분께 최 경기청장은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 내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아 “가족들에게 동의를 못얻고 직원들이 따라간 것 사과한다. 유족에게 신분을 숨긴 직원들은 잘못한 것으로 엄중 문책하겠다”며 유족들에게 고개숙여 사과했다.

민상식·배두헌(안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