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법원이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 대상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 황한식)는 3일 김기춘(78)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은 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아니다”며 제기한 이의신청을 기각했다.

김 전 실장은 ‘블랙리스트’로 불리는 문화·예술계 지원 배제 명단 작성을 지시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으로 구속된 상태다.

그는 자신의 혐의가 특검팀의 수사대상이 아니라며 최근 법원에 이의를 신청했다.

특검법(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등에 관한 법률) 2조에서는 특검 수사 대상을 총 15가지로 규정하고 있다. 미르·K스포츠 재단 강제모금, 최 씨 딸 정유라(20) 씨의 입학·학사 특혜 의혹, 청와대 문건 유출 등 각 14개 의혹과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사건이 이에 해당한다. 김 전 실장은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은 이에 해당하지 않아 특검팀의 직무를 벗어났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블랙리스트 의혹이 특검팀의 수사 대상이 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특검법에서 규정한 개별 의혹 사건과 합리적인 관련성이 인정된다면 법에 열거되지 않은 사람이라도 특검의 수사 및 기소 대상이 된다”고 전제했다.

이어 “(김 전 실장의) 범죄사실은 최 씨의 인사개입, 문화계 장악, 정 씨의 학사특혜 등 각 사건의 수사과정에서 인지된 것으로 합리적 관련성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 전 실장에 대한 범죄 인지 및 수사과정에서 변호인 참여권이 보장되는 등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적법절차가 준수된 것으로 보인다”며 김 전 실장의 이의 신청을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