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장충동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에서 양평 중미산 천문대를 왕복하는 약 130㎞ 구간. 2시간 남짓 걸리는 짧지 않은 시승 구간을 돌며 든 생각은 ‘운전이 참 쉽다’였다. 2008년 출시 이후 9년만에 풀 체인지(완전변경)돼 돌아온 한국지엠(GM)의 ‘올 뉴 크루즈’는 장거리 운전의 피로감을 덜어 줬으며, 주행의 재미도 느낄 수 있는 모델이었다.
지난 8일 기자는 올 뉴 크루즈의 최상위 트림인 LTZ드럭스에 풀옵션(2848만원)을 적용한 모델을 시승했다. 일단 기존 모델보다 전고를 10㎜ 낮춘 날렵한 외관이 눈에 들어왔다. 반면 전장은 4666㎜로 기존 모델보다 25㎜ 늘려, 아반떼(4570㎜, K3(4560㎜), SM3(4620㎜) 등 경쟁 모델보다는 낮고 긴, 스포 츠세단을 연상케 하는 디자인이었다. 쭉 뻗은 헤드램프와 주간주행등도 올 뉴 크루즈에 샤프함을 더했다.
잘 빠진 건 디자인만이 아니었다. 공차중량이 1250㎏으로 체중 감량에도 성공했다. 기존 모델보다 110㎏ 가량 가벼워졌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차체에 소부경화강(Press Hardened Steel), 초고장력강판(Ultra-High Strength Steel) 등 고강도 재질을 74.6% 가량 적용해 무게는 줄이고 차체의 강성은 27% 높였다”고 설명했다.
무게는 덜었지만 쉐보레 특유의 묵직함과 견고함은 여전했다. 운전대를 쥐고 가속 페달을 밟자 단단하면서도 안정감 있게 나아간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러면서도 스티어링휠은 뻑뻑함이 없어 한 손으로 핸들을 돌려도 버겁다는 느낌이 크지 않았다.
올 뉴 크루즈의 진가는 고속도로에서 드러났다. 2400~3600rpm에서 최대 토크를 발휘해서인지 과연 초반 가속이 좋았다. 서울춘천고속도로 고속구간에 진입해 가속페달에 힘을 주자 그야말로 물 만난 물고기처럼 나아갔다. 최대출력 153마력, 최대 토크 24.5㎏.m의 조합은 동급 차종에서 보기 힘든 고속 주행의 쾌감을 선사했다. 가속 페달을 밟아도 차체의 떨림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또 차량의 정숙성도 우수해 동승자와 대화를 나누기 위해 목소리를 높일 필요가 없었다. 고속으로 코너링을 돌 때 쏠림 현상이 적은 점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이었다.
이날 시승을 끝내고 확인한 연비는 11.6㎞/ℓ. 공인연비 12.8㎞/ℓ(18인치 타이어 기준)엔 다소 못 미쳤지만, 급가속과 급제동 등을 반복한 만큼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 차량이 갖춰야 할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준중형차 이상의 성능을 보여준 올 뉴 크루즈에도 아쉬운 점은 있다. 바로 가격이다. 올 뉴 크루즈의 가격은 1890만~2478만원. 경쟁모델인 아반떼(1410만~2415만원)나 K3(1395만~2420만원)보다 엔트리 가격이 400만원 가량 비싸다.
한국지엠은 엔트리 트림에 경쟁사 상위 트림에 맞먹는 사양이 기본으로 탑재돼 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주머니 가벼운 20~30대에겐 400만원 가량의 차이는 확실히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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