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모든 대외 무역협정에 대한 재검토 의지를 재차 분명히 하면서 우리 정부도 갈길이 바빠졌다.
백악관은 21일(현지시간) “미국이 체결한 모든 자유무역협정(FTA)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그 점을 분명히 밝혀왔다”면서 이같이 답변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일부 협정은 10여 년 된 것도 있고 20여 년 된 것도 있다”면서 “우리가 전 세계를 상대로 맺은 무역협정들이 미국과 미국인 노동자들에게 지속해서 혜택이 되도록 하기 위해 모든 무역협정을 들여다보는 것이며, ‘많은 경우’(in many cases) 무역협정을 새로 업데이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장 다음달로 체결 5주년을 맞는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재협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산업통상자원부는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산업부는 윌버 로스 미 상무부 장관의 인준과 동시에 주형환 장관이 미국을 방문해 한미 FTA 재협상 등 각종 현안들을 논의할 방침이다.
22일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 상무부 장관 인준이 다음 주 초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장관의 방미도 가능한 한 하루라도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대미 통상협의회를 확대 개편해 통상 정책을 재검토하고 미국 정부, 의회 등과의 소통 채널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실무작업반을 구성, 수출 애로 및 통상 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아울러 한미 FTA공동위원회를 통해 체결 이후 이행상황 점검하고 양국간의 상호호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는 방침이다.
미 행정부가 한미 FTA를 손댈 경우 우리로선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 된다. 최남석 전북대 무역학과 교수의 논문 ‘한미 FTA 재협상론과 국내산업 파급효과 분석’에 따르면 전면적인 한미FTA의 재협상시, 향후 5년간 우리나라의 수출 손실액이 약 259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그는 “실증분석 결과 미국의 무역장벽 증대로 미국 관세가 1% 증가할 때마다 한국의 대미수출은 약 0.59%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며 “한미 FTA가 전면 재협상돼 양허정지가 될 경우,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총수출 손실이 약 269억 달러, 일자리 손실은 24만개, 생산유발손실은 68조원, 부가가치 유발손실은 18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앞서 주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새 행정부의 우선순위는 북미자유협정(NAFTA)이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FTA에 대해 총점검하겠다고 했고 거기에는 한미FTA도 포함된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 산업부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인 지난 1월 24∼28일 이인호 통상차관보를 미국에 급파해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실무진과 상견례를 하는 자리를 가진 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의회 인준이 끝나는 대로 양국 장관 간 회담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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