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 기획수사 결과 -카드깡ㆍ불법광고 등 범법행위 일삼아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영어학원 강사 A 씨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대출’을 검색한 후 한 대출업자에게 100만원을 빌렸다. 생활고에 시달리던 상황으로, 일주일 뒤 30만원을 붙여 130만원을 내야한다는 조건에 선뜻 승낙했다. 그러나 사정이 나아지지 않아 3주간 대출 상환을 연기했다. 그 사이 상환 금액은 155만원으로 불어났다. A 씨는 3주 내내 대부업자의 협박 전화, 문자에 시달렸다. 결국 180만원 월급 대부분을 고스란히 대부업자에게 줘야했다. A 씨는 지금도 불안증세를 호소하고 있다.

‘일수놀이’, 불법광고, 연 3400% 이상 고금리 등 각종 불법 행위를 일삼은 대부업체 일당이 적발됐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불법대부업체 기획수사를 벌여 대부업법 위반 업소 12곳을 적발하고 17명을 형사 입건했다고 13일 밝혔다.

불법 대부업자들은 1ㆍ2 금융권에서 대출 받기 힘든 가정주부, 취업준비생, 영세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에게 연 121~3476%에 이르는 높은 이자율을 적용해 폭리를 취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는 법정 최고이자율인 연 27.9%의 수십~수백 배 수준이다.

민사경은 ▷타인 명의로 대부업 등록ㆍ인터넷을 통한 불법 영업 8명 ▷오토바이를 이용한 길거리 명함 전단 배포 6명 ▷대부업 등록 이후 고금리 불법 영업 ‘카드깡’ 3명 등을 집중 단속했다. 전체 대출규모는 14억8000만원에 달한다.

이들은 타인 명의로 대부업을 등록하거나 인터넷 대출중개사이트에 정식 대부업체로 광고한 후 고금리 이자 수취행위를 일삼았다. 예컨대 ‘카드깡’ 불법대출 행위로 집행유예 처벌을 받은 적이 있는 피의자 B 씨는 지인 C 씨 명의로 대부업을 등록한 뒤 동일 범행을 저질렀다.

또 다른 피의자 무리들은 경기도 등에 대부업을 등록한 후 실제 영업은 서울지역에서 벌이다 붙잡혔다. 이들은 대출을 바라는 손님을 찾아가 연 3476% 이상 이율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편 ‘간편 대출’ 등 문구를 담은 명함전단지는 주로 송파구 신천역, 은평구 불광역 등 주택가에 불법 살포됐다.

민사경 관계자는 “피해자 대부분은 가정주부, 아르바이트생, 젊은 직장인 등이었다”며 “(불법 대부업자들은)돈을 갚지 않으면 이들 가족에게 폭로하고, 협박도 가했다”고 말했다.

민사경은 앞으로도 불법 대부업자 현장 검거활동과 사전예방활동에 집중할 예정이다. 불법 광고 전단지를 배포ㆍ부착 시에는 ‘옥외광고물 관리법’ 위반으로 자치구에 과태료를 물게 조치할 계획이다. 수사망은 최근 늘어나는 모바일 불법 대출행위로도 넓힐 방침이다.

민사경 관계자는 “대부업체를 이용할 때에는 반드시 등록업체인지를 확인해야 한다”며 “범죄 신고는 민사경 홈페이지 ‘신고제보센터’로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대부업체 등록 여부는 ‘눈물그만’(http://economy.seoul.go.kr/tearstop), 한국대부금융협회(http://www.clfa.or.kr) 홈페이지에서 조회 가능하다.

강필영 서울시 민사경 단장은 “경제적 취약계층을 노린 고금리 대부업체의 불법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불법 대부업체를 뿌리 뽑기 위해 지속적인 단속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