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전거 ‘빅3’ 지난해 역성장 뚜렷…올해도 불투명 -미세먼지ㆍ외국산 자전거ㆍ정부지원 축소 악재만 산적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국내 자전거 업계가 가파른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다. 미세먼지와 무더위로 야외활동이 감소한 데다가 외국산 자전거에 밀려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정부의 자전거정책 지원 축소도 ‘엎친 데 덮친 격’이 되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천리자전거, 참좋은레져, 알톤스포츠 등 ‘빅3’(Big3)를 필두로 한 국내 자전거 시장은 지난해부터 급격한 부침을 겪고 있다.

참좋은레져 자전거사업부의 매출은 2015년 438억원에서 지난해 317억원으로 27.6% 줄었다. 알톤스포츠 매출도 이 기간 623억원에서 526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두 회사 모두 영업이익은 ‘적자’ 영역에 들어선 상태다. 삼천리자전거는 매출액이 12.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분의 1수준으로 급감했다.

이는 2010~2015년 국내 자전거 시장이 전례 없는 호황을 맞은 것과는 180도 달라진 상황이다. 2015년 자전거 시장 규모는 약 200만대, 매출액 기준 5500억원으로 추정됐다. 2010년 이후로 보면 자전거 대수와 매출액은 각각 연평균 2.3%, 7.3% 성장했다.

여기엔 자전거 인프라 개선이 주효했다. 이 기간 ‘국가자전거정책 마스터 플랜’을 포함한 정부 지원으로 국내 자전거 도로 노선 수와 총 연장은 각각 107%, 59% 늘었다. 인프라 확충은 레저에 대한 관심과 고급 자전거 수요로 이어졌다. 이에 맞춰 나타난 자전거 가격 상승은 시장의 몸집을 불리는 데 일조했다.

하지만, 자전거 시장이 본격적인 내리막을 걷게 된 것은 야외활동 감소와 해외 자전거 업체의 활약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자전거 산업의 ‘성수기’인 봄과 가을에는 미세먼지와 무더위로 야외활동이 활발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하준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15년에는 메르스(MERSㆍ중동 호흡기 증후군)로 성수기 효과가 반감된 데 이어 지난해부터는 미세먼지 이슈가 두드러지면서 자전거 수요가 급감하다고 있다”며 “미세먼지의 경우 단기간에 끝날 이슈가 아니어서 업황이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시장 자체가 쪼그라든 상황에서 자전거 애호가들은 해외 고가 자전거업체로 눈을 돌리고 있다. 대만 자전거 업체 자이언트, 메리다 등은 공격적인 단가 인하에 나서면서 국내 자전거업체가 낄 틈을 주지 않고 있다.

정부의 자전거정책 지원 감소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전거 인구는 1200만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이는 서울시 ‘따릉이’와 같은 공공자전거 확대에 따른 것이다. 정부가 2015년 이후 자전거정책 지원을 줄인 데 이어 고성장 중인 전기 자전거 규제문제로 국내 자전거 업계는 연타를 맞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장기적인 성장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윤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자전거 인프라는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이고 이에 따라 레저 수요도 늘어날 수 있다”며 “특히 네덜란드(98%), 독일(87%), 일본(68%) 등에 한참 못 미치는 한국의 자전거 보급률(35%)을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는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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