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생수병 감량화ㆍ비접착식 라벨 사용’ 무시 연간 수천톤 폐기물 증가, PET재활용 걸림돌 자처 [헤럴드경제=윤정희(부산) 기자] 환경부가 추진하는 페트(PET)병 재활용율 제고와 경량화 노력에 많은 기업들이 동참하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전국 지자체가 운영하는 정수사업소와 대기업 유통업체들이 뒷짐을 지고 있어 비난을 사고 있다.
현재 국내 지역별 정수사업소가 정수된 물을 PET용기에 담아 공급하고 있는 곳은 영등포정수센터 ‘아리수’와 덕산정수사업소 ‘순수365’를 비롯해 30여개 지역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 정수사업소가 사용하는 PET용기의 중량은 환경부고시 생수병 중량기준 보다 턱없이 무겁다.
환경부가 제시한 중량기준은 최적 14.4g, 권고 16.2g(500ml 기준). 이에 비해 지난해 조달청 입찰자료를 분석하면 서울의 ‘아리수’ 용기는 350ml 기준(이하 동일기준)으로 20g, 부산의 ‘순수365’는 18g, 대구 고산정수사업소 ‘달구벌맑은물’도 용기무게가 20g에 달한다. 또 인천 남동정수사업소에서 만드는 ‘미추홀참물’와 대전 송촌정수사업소의 ‘잇츠수’, 광주 용연정수사업소 ‘빛여울수’의 용기무게는 각각 23g으로 환경부 기준을 훨씬 초과하고 있다.
이외에도 광명 노온정수장의 ‘구름산수’와 부천 까치울정수장의 ‘복사골 맑은물’이 각각 22g, 안산 상수도사업소 ‘상록수’와 남양주 화도정수장의 ‘다산수’는 각각 21g, 성남의 성남정수장 ‘남한산성 참맑은물’과 천안 맑은물사업소의 ‘하늘그린물’이 각각 20g으로 물 용량은 350ml로 작으면서도 PET용기 무게는 지나치게 무겁게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또 한국수자원공사 역시 성남과 청주, 밀양에서 생산하는 ‘미미르’ 400ml를 20g PET용기에 담아 제조하고 있다. 국내 최대매장, 이데아커피점의 생수병은 450ml, 30g으로 환경부 기준의 2배를 넘게 사용하고 있는 실정으로 친환경ㆍ저탄소운동에 대한 인식이 아쉬운 상황이다.
이처럼 지자체 정수사업소와 수자원공사 등이 친환경 정책을 따르지 않는 것과는 달리, 지난 2014년부터 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개발공사와 '풀무원샘물 by NATURE'를 생산하는 풀무원 등은 환경부의 정책에 따라 생수병 경량화를 실천해 연간 7030톤의 폐기물 감량에 앞장서고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환경부 친환경 정책이 무시되고 있는 것은 비단 용기무게 뿐만 아니다. 환경부 재활용 등급 3등급으로 사용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 라벨 접착제는 전주 맑은물사업본부와 한국수자원공사 외에는 대부분 지역 정수사업소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행히 올해부터 전주 맑은물사업본부는 ‘얼수’ 350ml를 기존 24g용기에서 환경부 권고기준에 가까운 16g으로 감량하고, 비접착식 라벨을 사용키로해 모범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또 풀무원을 비롯한 몇몇 기업들이 접착제 사용을 줄여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데 앞장서고 있다.
하지만 일부 대기업 유통업체들은 재활용도가 낮은, 용기에 직접 인쇄하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어 지탄을 받고 있다. 각각 주스류와 생수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스타벅스와 이마트 등은 중소기업들이 환경부 권고를 따라 비접착식 라벨을 선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직접 인쇄를 고집해 재활용 과정에서 이를 선별해야 하고 혼입시 재활용 제품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
라벨링 과정에서 접착제와 직접인쇄 방식을 사용하는 것은 기업의 원가를 5원 낮추기 위해 사회적 비용이 10~20배 추가돼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PET용기 재활용업체 관계자는 “리싸이클링 과정에서 접착제를 사용한 라벨 때문에 상당한 고통을 받고 있을뿐만 아니라 가성소다를 더 많이 사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면서 “환경부 권고에 따라 비접착식 라벨을 사용한다면 지금보다 재활용 효과가 90% 이상 높아져 우리나라 전체로 보면 수천억원대의 사회적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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