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기준법 아닌 공무원법 적용 -전공노 헌법소원 제기했지만 ‘기각’ -서울시 “공무원도 노동자” 특별휴가 [헤럴드경제=강문규ㆍ이현정 기자] 공무원 정모(42) 씨는 ‘황금연휴’를 일찌감치 포기했다. 석가탄신일과 어린이날은 쉴 수 있지만 근로자의 날인 1일은 정상 근무하기 때문이다. 연차를 내고 황금연휴를 즐길까도 고민했지만 눈치가 보여 이마저도 포기했다. 정 씨는 근로자의 날에 쉰다는 직장인 아내가 부러울 따름이다.
정 씨는 ”공무원이라는 신분이 공휴일을 무조건 보장해주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근로자의 날 휴무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것이 아쉽다”며 “공무원들은 공무원법을 적용받는 것이 가끔 이해가 가지 않을 때가 있다”고 했다.
근로자의 날 맘껏 쉬는 민간 직장인들과 달리 공무원들은 이날 정상 근무한다. 공무원들은 근로기준법이 아닌 공무원법을 적용받기 때문이다. 공무원은 국가공무원법, 지방공무원법, 소방공무원법, 경찰공무원법 등 관련 법령 상의 규정이 특별법의 지위를 인정받아 우선 적용된다.
관련법과 국민정서를 고려했을 때 공무원들을 쉬게 하는 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그러나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하 전공노)은 10여년 넘게 근로자의 날의 휴무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2013년 5월 전공노 법원본부는 “근로자의 날인 5월 1일을 공휴일로 정하지 않은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제2조가 헌법상 기본권인 평등권과 인간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공무원과 일반근로는 직무 성격의 차이로 인해 근로조건을 정함에 있어서 방식이나 내용에 있어서 차이가 있을 뿐만 아니라, 근로자의 날을 법정 유급휴일로 정할 필요성에 있어서도 차이가 있다”며 “근로자의 날을 관공서 공휴일로 규정하지 않은 데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며 합헌 결정을 내렸다. 전공노가 지난 2015년 7월 다시 헌법소원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시켰다.
형평성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서울시는 올해 근로자의 날을 맞아 공무원들에게 특별휴가를 부여했다. 법정공휴일이 아닌 근로자의 날에 공무원에게 특별휴가를 주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 본청과 각 사업소에 소속된 공무원 1만8000여명과 25개 구청 3만2000여명 등 5만여명 중 80% 이상이 근로자의 날에 특별휴가를 쓰게 됐다. 대통령 선거 관련 사무나 민원 서비스 등 탓에 특별휴가를 쓰지 못하는 공무원은 다음달 2일, 4일, 8일중에 쉬게 할 방침이다.
박중배 공무원노조 사무처장은 “2006년 공무원노동조합법 시행으로 공무원을 노동자로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날에 쉬지 못하는 것은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관공서가 쉬지 않으면 공공기관 업무와 관련된 은행, 법무사 등 비공무원들까지 쉬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시의 ‘특별 휴가’를 계기로 조만간 모든 공무원이 근로자의 날에 쉴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고 덧붙였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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