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국내외 경영 발걸음이 최근에 다시 바빠졌다. 국내에서는 지주사 전환에 가속도를 붙이고 해외에서는 ‘출국금지’라는 족쇄에서 풀려난 이후 본격적인 해외 현장경영에 시동을 걸고있다.

1일 롯데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달 29일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의 이번 미국행은 사업 논의를 위한 것으로, 5월 첫째주엔 미국 뉴욕 등 방문하고 글로벌 금융사 및 롯데의 글로벌 파트너사들과 만나 우호적 관계를 이어가기 위한 강행군을 펼치는 것”이라고 했다.

신 회장의 미국행보는 이렇듯 숨가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신 회장은 식품업체 허쉬 회장과 만나 협력 확대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사드 보복’에 따라 지난달 6일 생산중단 명령을 받은 상하이 소재 롯데상하이푸드코퍼레이션 초콜릿 공장과 관련한 내용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 회장은 또 IBM, 엑시올 고위 관계자들과도 잇따라 접촉할 예정이다.

롯데는 지난해 12월 세계적 정보기술기업 IBM과 업무 협약을 맺고 IBM의 클라우드 기반 인지 컴퓨팅(Cognitive Computing) 기술인 ‘왓슨(Watson)’ 솔루션을 도입하기로 했다. 롯데 유통 사업부문 등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하기 위한 제휴였다. 신 회장이 미국을 방문하면서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앞선 리더십’을 준비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해 보인다.

신 회장은 특히 크레디트스위스, JP모건, 씨티 등 글로벌 금융사 경영진들과 잇달아 미팅을 갖고 투자 확대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신 회장은 뉴욕에도 들러 ‘더 뉴욕 팰리스’ 호텔 영업 상황도 둘러볼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는 지난 2015년 8월 뉴욕의 명물 팰리스 호텔을 8억500만달러에 인수, ‘더 뉴욕 팰리스’ 호텔로 이름을 바꿨다.

그렇다고 신 회장의 ‘눈’이 해외에만 쏠려있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롯데를 괴롭혀왔던 ‘낙후된 지배구조’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적극적인 의지도 동시에 내보이고 있다.

롯데의 지주사 전환 플랜이 대표적이다. 롯데는 앞서 지주사 전환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롯데와 증권업계는 4개 투자회사의 분할ㆍ합병만으로도 롯데의 67개 순환출자 고리 가운데 50여개가 해소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업계는 ‘출금해제’ 후 신 회장이 여러가지 어려운 상황에서도 ‘원롯데’를 향한 자신의 역할에 대해 더욱 고민하고, 공격적인 그림을 계속 그려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에서는 글로벌 현장경영에 분주하고, 또 돌아와서는 지주사 전환이라는 대형 프로젝트를 순서적으로 진행할 신 회장의 향후 강행군 행보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이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