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정부 때와 수급여건 달라 시장과 소통하며 신중 접근을
서울은 과열-지방시장은 침체 지역여건 따라 규제 차별화도
무주택서민 별건 정책 필요 전월세상한·갱신청구제는 ‘반대’ “국민들의 자산 대부분은 부동산입니다. 집값이 갑자기 떨어지면 빚을 일으켜서 산 사람들의 부채 상환능력에도 문제가 되고 소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연착륙이 필요한 시점이에요”
참여정부 시절 초대 건설교통부 장관을 역임한 최종찬 국가경영전략연구원장은 지난 8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위해 투기 심리를 잡아야 한다고 주문하면서도, 시장에 무리를 주는 충격 요법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최 원장이 장관을 지낸 2003년 2~12월은 부동산 시장이 냉온탕을 오간 시기였다. 한 해 동안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14.1%, 신도시 아파트 매매가는 18.3%나 급등하며 집 없는 서민들을 울렸다. 이러자 10ㆍ29 부동산 대책을 내놨고, 2004년 초까지 시장은 비교적 안정됐다. 최 원장에게도 부동산 시장 열기 조기 진화에는 실패했다는 비판과 뒤늦게나마 집값을 잡았다는 평가가 엇갈린다.
당시와 현재의 부동산 시장은 많은 면에서 닮아 있다. 저금리와 시중의 과잉유동성으로 집값이 오름세를 보인다는 점이나, 새 정부의 부동산 시장을 대하는 자세가 활성화보다는 안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 등이다.
그러나 최 원장은 현 부동산 시장에 대해 “집값이 상승세라고는 하지만 예전처럼 오르는 시대는 갔다고 본다”며 참여정부 시절과는 다르다고 진단했다.
그는 “경제활동인구가 줄고 성장여력도 크지 않아서 기본적인 수요는 왕성하지 않다. 게다가 최근 2~3년간 분양한 물량이 적지 않은데, 이것들이 준공되면 시장에 물량이 늘어나게 되기 때문에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소득 증대로 주택구매력이 높아진 데다 주택공급도 부족했던 참여정부 초기와는 수요ㆍ공급 여건이 다르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최 원장은 깜짝 놀랄만한 강경 규제책을 내놓기보다는, 시장과 소통하며 신중하게 접근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를 보면 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열어서 시장에 언제쯤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신호를 계속해서 준다”며 “부동산 정책 역시 그 같은 방식으로 시장에 예측가능성을 주면서 점진적으로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낮추는 것을 거론했다. 정부는 현재 각각 70%와 60%인 LTV와 DTI를 2014년 8월 규제완화 이전 수준으로 낮추는 카드를 고려하고 있다.
최 원장은 “현재 가계 부채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이를 관리하기 위해서라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현재 지방에는 부동산이 침체된 곳도 있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규제할 것이 아니라 지역 여건에 따라 차별적으로 규제를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는 투기과열지구에 대해서는 “시장에 갑작스럽게 충격을 줄 수 있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대신 단기적으로는 수요 측면을 규제하되, 장기적으로는 공급을 늘려 집값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원장은 특히 집값을 잡는 정책과는 별개로 무주택 서민들을 위한 정책은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서울의 무주택 가구 비율은 50.4%다. 아예 집을 살 여력이 없는 이들을 위해 임대주택 정책 보완이 절실하다는 것이 최 원장의 생각이다.
그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을 통해서 국가가 임대주택을 많이 짓던지, 그것만으로 부족하다면 민간이 임대사업자가 되도록 지원해 임대료를 안정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하지만 현 정부가 공약으로 내세운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에 대해서는 명백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최 원장은 “전월세상한제를 실시하면 집주인이 기존 세임자를 내쫓고 새 세입자를 받는 부작용이 발생한다”며 “과거에 실패했던 정책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김성훈 기자/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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