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생 “33.8% 폭언ㆍ욕설 들어” -대학원생 권리장전ㆍ고충처리 제도 보완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텀블러 사제폭탄’으로 논문지도 교수를 테러한 연세대 기계공학과 대학원생 김 모(25) 씨가 구속됐다. 김 씨의 범행이 과하다는 것이 일반론이지만 ‘영고(영원히 고통받는)’ 대학원생들의 설움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6일 연세대 커뮤니티 ‘세연넷’에는 대학원 지도교수 관련 폭로들이 이어졌다. 지도교수가 학생들의 연구실 자리에 웹캠을 설치하고 감시하거나 말할 때마다 ‘노예’ 단어를 붙였다는 내용이다. 또 교수 본인의 수업 시간에 대학원생을 대신 보내거나 자신이 목사로 있는 교회에서 일요일마다 예배를 보라고 강요했다고도 했다.
최근에는 A4용지 8만장 분량의 스캔을 대학원생에게 요구한 교수, 수년간 인분을 먹이고 야구방망이 등으로 수십차례 폭행한 교수 등이 알려지며 공분을 사기도 했다.
실제로 서울대 인권센터가 발표한 ‘2016 서울대 대학원생 인권실태’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대학원생 1222명 중 33.8%가 폭언 및 욕설을 들었다고 응답했다. 교수의 개인적 업무 수행을 지시받았다거나 연구비 관리 등에서 비윤리적 행위를 지시받았다는 응답자도 각각 14.7%와 20.8%에 달했다.
대학원생들은 교수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참고 넘겨왔다. 학생들의 생사여탈권을 교수가 쥐고 있는 특수한 구조 때문이다. 교수에게 밉보인 학생은 연구실적이 좋아도 학위를 딸 수 없고, 취직이 어려워지거나 전공분야에서 매장당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학원생들이 문제 해결에 직접 나섰다.
서강대 대학원 학생회는 학교 측과 공동으로 권리장전을 냈다. 학생회는 “대학원생이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대학원생들은 연구자로서, 인간으로서 자기 존엄성을 훼손당하면 안 된다“고 했다.
박종구 서강대 총장이 직접 참석해 김종혁 총학생회장과 함께 권리장전 선언문을 낭독하고 선언문에 서명했다. 박 총장은 격려사에서 “대학원생 권리장전이 지금보다 더 나은 학문연구 풍토를 만드는 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대 사상 최초 학생 포함 직선제에서 학생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당선된 김혜숙 총장은 이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대학원생들의 어려움에 공감한다”고 했다. 김 총장은 “교수와 대학원생 사이의 더 평등하고 민주적인 관계유형, 객관적 평가가 구축될 필요가 있다”며 “대학원생들이 학업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밝혔다.
대학원생의 교수 폭탄 테러라는 사상 초유의 사건을 겪은 연세대도 수습에 나섰다. 연대 관계자는 “태스크포스를 꾸려 대학원생 고충처리 제도 등을 보완하자는 논의가 이뤄졌다”고 했다.
jin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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