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심층 르포>

“여름은 더워야 제 맛이고 겨울은 추워야 제 맛이다.”

배부른 이들에게 추위나 더위는 ‘사는 맛’일 수도 있지만 가난한 이들에게는 생존을 의미하기도 한다. 에어컨이며 난방시설이며 갖출 건 다 갖춘 풍요로운 도심에서도 여전히 너무 덥거나 너무 춥다는 이유로 생명에 위협받기도 한다. 화려한 빌딩 숲 사이에 가려진 ‘쪽방촌’에서는 말이다.

쪽방촌은 한국전쟁 후 여인숙 주인들이 손님 욕심에 방을 여러 개로 쪼개 만들면서 붙은 이름이다. 지금은 ‘지독한 가난’을 상징하는 공간이 됐다. 사람들은 저마다 기구한 사연으로 쪽방촌에 흘러든다. 직장을 잃었거나, 사기를 당했거나, 사업이 망했거나 불운에 불운이 겹쳐 삶의 터전을 잃고 쪽방촌으로 들어온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다. 노숙 생활을 하다 겨우 쪽방촌에 방을 얻고 생의 의지를 일구는 이들도 있다.

쪽방촌은 여름은 겨울보다 낫다. 적어도 연탄값 걱정없이 한 철을 보낼 수 있다는 게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하지만 쪽방촌의 여름은 어떤 여름보다 길고 힘겹고 지독하다. 헤럴드경제 사건팀은 서울 중구 남대문로5가와 용산구 동자동 그리고 영등포 쪽방촌 주민들의 힘겨운 여름나기를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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