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법원 “부분 효력” 판결 보수우위 구도 트럼프 유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초부터 추진했으나 연거푸 효력이 중단된 ‘반(反)이민 행정명령’이 일부 부활한다. 미 연방대법원은 하급심에서 행정명령 시행 중단 조치를 뒤집어 효력을 재개하도록 판결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 안보를 위한 명백한 승리”라며 대법원 결정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연방대법원은 이날 이슬람권 6개국(이란ㆍ시리아ㆍ리비아ㆍ예멘ㆍ소말리아ㆍ수단) 출신 국민의 입국을 90일간 제한하는 내용의 반이민 수정 행정명령의 일부 내용을 발효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대법원 최종 판결 전 반이민 명령의 긴급 발효를 요청한 것을 받아들인 것이다.
다만 대법원은 행정명령의 효력 범위는 제한했다. 재판부는 미국에 있는 개인 또는 개체와 ‘진실한 관계(bona fide relationship)’가 있음을 신빙성 있게 진술하지 못하는 6개국 외국인들에 대해 90일간 입국 금지 조치가 적용된다고 단서를 달았다. 미 입국을 위한 진실성을 입증하지 못하는 이들은 입국을 제한하지만, 만일 진실성만 입증한다면 입국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재판부는 또 모든 난민의 입국을 120일간 금지하는 조항도 일단 발효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수정 명령의 발동을 즉각 중단시켰던 연방항소법원 2곳의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이번 결정으로 트럼프 반이민 수정명령은 72시간 내 효력이 재개돼 29일부터 미 전역에 적용된다.
결정문에는 적시되지 않았지만, 이번 판결은 9명의 대법관의 만장일치로 결정됐다고 알려졌다. 기존 4(보수) 대 4(진보)로 팽팽했던 대법관 이념구도가 지난 4월 닐 고서치 대법관 합류로 보수 색채가 짙어지면서 트럼프에 유리한 구도가 반영됐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이번 판결은 최종심이 아니지만 최종 결과를 암시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재판부는 10월 최종 판결을 위한 첫 공판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벌써부터 이슬람 6개국 입국자들의 미 입국을 위한 ‘진실한 관계’를 누가 어떤 기준으로 확인하느냐는 현실적 문제도 제기된다. 지난 1월 1차 반이민 명령 발동 때와 마찬가지로 공항에서 대혼란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 CNN은 “누가 진실성을 확인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미 국토안보부는 이날 “최대한 빨리 구체적인 시행 방안을 마련해 행정명령이 시행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국 현지 언론은 이번 판결을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로 평가했다. CNN은 ”이번 판결은 트럼프 반이민 행정명령에 손을 들어준 첫 판결로, 명령을 즉각 중단시킨 하급심의 판결에 맞서 싸우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부분적 승리”라고 전했다. 조민선 기자/bonj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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