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 성과 뒤에는 전면에서 이번 회담을 지휘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장하성 정책실장 외에도 많은 숨은 주역들이 있었다. 이들은 발빠르게 움직인 덕분에 문 대통령은 외교공백 등 각종 우려를 잠재우고 정상외교 데뷔전을 무사히 치렀다.
▶수준 높은 공동성명 이끈 조구래 외교부 북미국장=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한미 공동성명문은 한국의 입장을 세심하게 반영한 수준 높은 성명문으로 꼽힌다. 공동성명문 문안 작성은 조구래(48ㆍ외시 25회) 외교부 북미국장과 이태호 청와대 통상비서관이 담당했다.
특히 조 국장은 문 대통령의 취임 직후부터 한미 정상회담 일정 및 의제서부터 공동성명 문구까지 세심하게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번 공동성명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통일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어 대한민국의 주도적 역할을 지지했다’는 문구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조사 하나까지 꼼꼼하게 따지는 외교 문서의 성격을 고려하면 큰 성과다. 조 국장은 미국 측과 성명문의 구체적인 표현을 두고 마지막까지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이다 정상회담 당일인 30일 오전 합의에 성공했다.
조 국장은 업무처리가 꼼꼼하고 치밀하기로 정평이 나 있는 인물이다. 지난 2009년 한미 정상회담 당시에도 북미국 2과장이었던 조 국장은 전문가들의 부정적인 평가를 뒤집고 ‘한미동맹 미래비전’ 발표를 이끌어냈다. 조 국장은 당시 이명박 대통령에게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애완견까지 숙지시킬 정도로 치밀하게 회담을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 美 장병들 울린 장진호 전투 연설문 작성한 신동호 靑 연설비서관= 문 대통령의 장진호 전투 기념비 방문은 한미 간 우호적 분위기를 만들었다. 미국을 감동시킨 연설문의 틀은 대통령은 연설문 작성 실무 책임자인 신동호(52) 청와대 연설비서관이 책임졌다.
대통령의 연설문은 보통 대통령 자신을 포함해 비서실장 및 여러 참모의 손을 거친다. 메러더스 빅토리 호에서 알몬드 장군의 활약상이나 미군들이 피난민들에게 건네 준 사탕 한알에 대한 이야기는 문 대통령이 연설문을 검토하면서 마지막에 추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기본적인 연설의 틀을 잡고 언어를 다듬는 것은 연설비서관의 몫이다.
신 비서관은 문 대통령의 5월 10일 취임사, 5ㆍ18 기념사, 노무현 대통령 추도식 인사말, 그리고 현충일 추념사 등을 작성하며서 ‘애국’, ‘통합’ 등을 강조하며 보수층에게까지 일정 부분 공감의 폭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 장진호 전투 기념비 참배 연설에서도 신 비서관은 특유의 ‘감성 글쓰기’를 통해 듣는이로 하여금 문 대통령의 개인 삶에 공감하고 한미동맹의 의미를 체감할 수 있게 했다.
문재연 기자/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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