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등 4차산업 M&A 활발한데 총수공백에 사실상 손놓은 상태 반도체 수요절벽 우려감도 팽배 삼성전자가 7일 또다시 사상최대 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내부적으로는 긴장감과 위기감이 그 어느때보다 고조되고 있다. 총수의 부재에 따른 경영공백이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무한경쟁시대에서 오너의 결단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삼성은 그런 결단을 내릴 수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4일 세계 최대 규모인 평택 반도체 공장에서 ‘제품 출하식’을 열었다. 축구장 400개에 이르는 초대형 부지에 마련된 평택 공장은 거대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회사 관계자 일부만 참여한 출하식으로 준공식을 대신했다.

2015년 기공식 때에는 박근혜 대통령은 물론 광역자치단체장과 이재용 부회장까지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치러졌으나, 정작 완공 후엔 행사 규모를 크게 줄여 제품 출하식으로 조촐하게 진행한 것이다.
삼성전자 한 임원은 “삼성전자가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부품 매출(반도체)로 최대 실적을 거뒀다. 정작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있지는 못한 상태”라며 “서버 증설과 데이터센터가 마무리되면 반도체 수요는 줄게 돼 있다. 부품 판매로 이익을 보는 시기는 언젠가 끝나고 우리는 그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013년 영업이익 10조원을 처음 넘어섰을 때 모두 환호했지만 이후 급격히 실적이 악화됐던 뼈아픈 기억이 있다. 업황이 좋을 때 미래를 대비해야하는데 오너 부재로 인한 공백이 너무 크다”며 “SK하이닉스가 도시바를 인수할 때 최태원 회장이 진두지휘 했다. 빠른 의사결정과 신속한 대응이 가능한 것은 오너가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작년 11월 미국의 전장 전문기업 ‘하만(Harman)’을 9조원에 인수한 이후 올해 들어서는 새로운 대형 M&A 발표가 한 건도 없다.
최근 미국 인텔이 이스라엘 자율주행업체 ‘모빌아이’를 153억달러(약 17조6000억원)에 인수하고, 아마존이 유기농 슈퍼마켓 체인 ‘홀푸드’를 인수하는 등 글로벌 경쟁업체들이 사업다각화를 위한 M&A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분기 실적을 견인한 반도체 사업에 대해서도 삼성전자는 불안감을 드러낸다.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이 50조원을 훌쩍 넘을 것이 자명한 상태지만, 등락과 부침이 심한 것이 반도체 사업의 특성인 만큼 언제 다시 업황이 악화될지 가늠키 어렵다.
200조원을 투자하겠다며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이 반도체 대량 공급에 성공할 경우 반도체 사이클은 최악의 ‘다운턴’을 맞을 수도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도 반도체 전망을 내놓으면서 2018년을 ‘정점’으로 봤다. IHS는 낸드플래시 시장이 올해 485억 달러, 2018년 492억 달러를 찍은 뒤 2019년에는 463억 달러로 위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도체는 매년 수조원 단위의 투자가 필요한 사업이고, 투 자 성과는 3~5년이 지난 뒤에야 본격적으로 나타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의 영업이익률이 40%를 넘는 상황이다. 이럴 경우 도시바나 마이크론 등이 대량 공급에 나설 유인이 커진다. 언제 시장이 뒤집어 질지 모르는 예측불가 시장이 바로 반도체산업이다”며 “바깥에서는 잘 모르겠지만 내부적으로는 회사 전체가 멈춰 서 있는 상황으로 보면 된다”고 내부 경영상태를 전했다.
한편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1심 선고는 오는 8월말께로 예정돼 있다.
홍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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