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영매체, 북한 혈맹 아니랬는데…習 주석 “북한은 혈맹” -유엔 안보리 추가제재 동의여부에 주목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한중 관계는 ‘정상 국가관계’로 전환됐기 때문에 중국이 김정은 정권의 극단적 행동에 대가를 지불할 이유가 없어졌다.”

불과 석달 전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가 했던 주장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매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해당 기사는 북중관계를 ‘혈맹관계’가 아닌 ‘국가관계’로 규정해 국제사회를 놀라게 했다.

그랬던 중국이 입장을 돌연 바꿨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지도적 역할을 당부한 문 대통령에 “북한은 혈맹”이라며 선을 그었다. 문 대통령이 “중국이 유엔 안보리 의장국으로서 지도적인 역할을 해 달라”고 말하자 시 주석은 “(중국은) 25년 전 한국과 수교를 맺은 뒤 많은 관계 변화가 있었지만 북한과 ‘혈맹’의 관계를 맺어왔고 그 관계가 근본적으로 변하는 것은 아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그런 북한과의 관계를 감안할 때 중국은 정말 충분히 노력하고 있는데 국제사회가 중국의 노력 부족을 비난하는 것에 대해서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 이야기였다”면서 “(중국은) 결과적으로 ‘북핵 문제는 한국과 북한의 문제가 아니라 북한과 미국의 문제로 파악해야 하며 중국에만 떠넘기지 말고 미국도 책임이 있으니 국제사회와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 주석은 취임 후 북한과의 ‘혈맹관계’를 과시한 적이 단 한번도 없다. 시 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취임 후 북중 정상회담은 단 한 차례도 성사되지 않았다. 시 주석은 취임 후 북한보다 한국을 먼저 방문해 세계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환구시보는 지난 4월 미중 정상회담이 이뤄진 후 북한은 더이상 중국의 혈맹이 아니라며 “만약 북한이 추가적 핵 또는 미사일 실험을 감행하면 중국은 더욱 혹독한 제재 방안에도 찬성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중국이 북한과의 ‘혈맹’관계라면 중국은 김정은 정권의 핵ㆍ미사일 도발 및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역할론을 강조하고 나섰을 때 ‘북중관계는 혈맹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중국이 북한의 극단적 행동에 대한 대가를 지불할 이유가 없다’는 게 중국의 논리였기 때문이다.

시 주석의 ‘혈맹’ 발언은 대북제재 및 군사압박 등 강경대응에 나서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북아시아를 둘러싼 지정학적 구도에서 북한을 지원해온 중국은 북한 정권의 붕괴 및 민생악화를 경계해왔다. 결국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과 추가 핵실험을 강행하더라도 북한경제가 위태로워지는 수준의 제재에는 동참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중국은 북한 정권이 일정부분 힘들어할 수준의 제재에는 동참해왔다. 북한이 국제사회와 한반도에 군사적 위협을 반복하고 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세컨더리 보이콧’(제 3자 제재) 등 보다 강력한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안을 촉구하고 나선 미국의 움직임에 중국은 반기를 들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은 중국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에 거부권을 행사할 확률이 높다.

전날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만약 북한의 행동에도 즐겁다거나, 북한과 친구가 되기를 원한다면 새로운 제재 결의에서 ‘비토’(vetoㆍ거부권) 행사하면 된다”며 “새로운 대북제재결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갈 것”이라고 경고한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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