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부의 최대 화두는 일자리 창출이다. 특히 청년 실업률이 10%를 돌파하며 청년 일자리 창출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구직 단념자는 실업률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체감 실업률은 더 높을 것이다.
사교육과 입시경쟁으로 10대를 보내고 찬란하게 반짝여야 할 20대를 취업을 위한 온갖 스펙 쌓기에 몰두하며 지내는 청춘들을 보면 안쓰러운 마음이 앞선다. 청년 실업 문제는 그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경제의 활력 저하, 신구 세대의 갈등 심화, 양극화, 출산율 저하 등 꼬리에 꼬리를 물며 사회ㆍ경제적 문제를 야기시킨다는 점에서 심각함이 더 하다.
일자리 문제가 최대 화두로 떠오르면서 수출이 대기업에게만 이익이 되고 내수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으니 이제는 수출 주도형 성장 정책을 과감히 버리고 내수시장을 키우는 경제 정책을 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려 무역인의 한 사람으로서 마음이 편치 않다. 그러나 일부 맞는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은 사실과 다른 점이 많다.
그동안 수출은 우리 경제성장에도 큰 기여를 해왔으며 일자리의 창출에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고 현재도 그 사실은 변함이 없다. 수출이 과거 고성장기 만큼 양적으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수출 10억원으로 유발되는 취업 인원을 뜻하는 ‘취업유발계수’가 1985년 84.7명이었다면 2014년에는 8.1명으로 크게 감소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소비와 투자도 비슷한 비율로 계수가 뚝 떨어졌다는 점에서 수출을 폄하하는 수치로 이것이 이용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는 자동화에 따른 전반적인 생산성 증가로 인한 자연적인 현상으로 봐야 한다.
하지만 전체 취업자 중에서 수출에 의한 취업자의 비중은 1985년 21.7%에서 2014년 25.9%로 오히려 확대됐다. 특히 좋은 일자리라는 부분에서 수출의 역할은 더 중요하다. 우량 제조기업 3418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06~2015년 간 수출기업은 취업자가 18.7% 증가한 반면 내수기업은 12.2% 증가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당 취업자 증감을 보면 수출기업이 내수기업의 4.6배에 달한다.
고용 안정성에도 수출기업이 뛰어나다. 정규직 비중이 수출기업은 97.9%인데 반해 내수기업은 92.9%이다. 평균급여(퇴직금, 복리후생비 포함)도 수출기업 1인당 임금이 7800만원으로 내수기업(5900만원)의 1.3배 수준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질적인 문제만 보자면 수출기업은 일자리 창출에서 현재도 그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고 청년 실업을 해소하기 위해 수출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는 사실도 변함이 없다.
다만 수출의 성장이 지금보다 더 많은 국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중소ㆍ중견기업이 지금보다 수출을 더 많이 하고 더 많은 기업들이 수출에 참여해야 한다. 특히 중소기업이 선전하고 있는 소비재 분야와 전기차, 로봇, 항공우주 등 소위 첨단 신성장 산업에서 많은 수출 기업들이 나와 준다면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가진 청년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실제로 필자가 만나 본 기업들 중에서는 대기업도 하지 못하는 세계 최초 기술과 제품으로 국내시장 보다는 해외에서 오히려 더 인정받는 기업들도 꽤 있었다. 중소기업이지만 정규직 채용을 고수하고 대학과 산학연계를 통해 청년들과 함께 성장하는 중소 수출기업들도 곳곳에 있다. 이러한 모범적인 수출 기업들의 사례가 특정 산업, 지역에 머물지 않고 전 산업으로 고루 확산될 수 있도록 정책과 제도로 뒷받침하고 그러한 기업들을 우대하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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