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내년 시간당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6.4% 오른 7530원으로 결정됨에 따라 이것이 ‘소득주도성장’의 기폭제가 될지 주목된다. 최저임금이 중소ㆍ영세사업자들의 부담을 늘릴 수 있지만, 이의 적용을 받는 계층이 주로 취약계층이라는 점에서 양극화 해소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최저임금 인상에 이어 대기업과 중소기업, 원청기업과 하청기업 등 이른바 ‘갑을관계’에 있는 기업들 사이의 공정한 거래와 적정한 이익분배가 이뤄져야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경제는 지속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그 효과가 일부에 국한되면서 청년층 등 취업 취약계층이나 서민층 삶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현상이 심화돼 왔다. 경제가 성장하면 그 효과가 중소기업과 서민층으로 확산된다는 이른바 ‘낙수효과’가 실종된 것이다.

우리경제는 지난해 후반 이후 수출 호조와 반도체 등 호황 업종과 건설 등의 투자 증가에 힘입어 지표상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분기대비 1.1%를 기록해 2015년 3분기 이후 6분기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국내외 기관들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상향조정하고 있다. 지난해 후반에만 해도 2%대 초~중반을 내다보는 기관이 많았지만, 올들어 꾸준히 높아져 이젠 2%대 후반이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3%대 성장 기대론도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은 최근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2.6%에서 2.8%로 0.2%포인트 상향조정했고, 앞서 지난달말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9%로 0.4%포인트 높였다. 비슷한 시기에 국회예선정책처도 2.9% 성장룰 전망치를 제시했다.

이들 기관들은 정부가 편성해 국회에서 심의에 들어간 11조2000억원 규모의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반영하지 않은 것이다. 정부는 이번 추경으로 인한 성장 기여효과가 0.2%포인트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3%대 성장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2.6%로 올렸고, 비슷한 시기에 LG경제연구원은 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2.6%로, 금융연구원은 2.5%에서 2.8%로, 지난달 현대경제연구원은 2.3%에서 2.5%로 각각 상향조정했다.

4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성장률 전망치 상향조정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셈으로, 이는 이달말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는 기획재정부로 이어질 전망이다. 기재부는 당초 2.6% 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했으나 이를 0.1~0.2%포인트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성장 지표를 보면 경제가 회복국면에 접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속내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달 실업자는 106만9000명으로 6개월째 1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15~29세 청년층의 경우 실업률이 지난달 10.5%로 1년전(10.3%)보다 0.2%포인트 높아져 6월 기준으로 2000년 이후 17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구직단념자와 취업준비생 등을 포함한 청년 체감실업률(보조지표3)은 1년 전(21.6%)보다 1.8%포인트 급등하면서 6월 기준 최고치인 23.4%에 달했다.

최근 경기회복에 힘입어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있지만 상대적 저소득층은 경기회복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잇따라 나온다. 한은의 소비자동향조사 통계를 보면 지난달 가계수입전망CSI(소비자동향지수)의 경우 월수입 100만원 미만은 91로, 1년 전인 작년 6월(94)보다 오히려 3포인트 떨어졌다. 월수입 100만원 이상∼200만원 미만도 95로, 1년 전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반면에 500만원 이상 고소득자의 가계수입전망CSI는 108로 작년 6월에 비해 6포인트 올랐고, 400만∼500만원 소득자는 103에서107로 4포인트, 300만∼400만원 소득자는 98에서 106으로 8포인트, 200만∼300만원 소득자는 93에서 99로 6포인트 올랐다.

이처럼 지표상의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회복의 온기가 저소득층과 취약계층에 확산되지 못하는 것은 우리경제의 구조적 문제 때문이다. 이번 최저임금 대폭 인상은 이런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걸음인 셈으로, 상당한 개선효과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