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 일정 변경 대안 없어…‘불가피한 사정’ 약관 탓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항공사 임의 변경‘ 구별 힘들어 -“대체휴일 증가 수요 늘어…고질적 관행 바로 잡아야”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직장인 김세형(29ㆍ가명) 씨는 16일 말레이시아의 한 공항에서 밤을 꼴딱 샜다. 휴가를 다녀오며 귀국편 비행기 환승 대기 시간이 애초 3시간에서 갑자기 7시간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항공사 측은 김 씨의 귀국 3일 전 메일을 보내 사정이 생겨서 어쩔 수 없다고 알렸다. 대신 ‘3개월 이내 동일 스케줄 항공권 제공’, ‘3개월 이내 사용할 수 있는 동일한 금액의 쿠폰’, ‘위약금 없는 환불’ 을 제시했다. 갑자기 닥친 상황에 김 씨는 공항 노숙 외 다른 대안을 선택할 수 없었다.

휴가철을 앞두고 항공사의 일방적인 스케줄 변경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여행 날짜가 임박한 소비자로서는 대체 항공권을 구하지 못해 억울한 상황에 부닥치는 경우가 이어진다. 지난해 4월 일본 후쿠오카행 항공권을 부모님과 함께 예약했던 안수연(31ㆍ여) 씨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출국을 며칠 앞두고 무심코 항공사 홈페이지에 접속했다가 비행기 스케줄이 바뀐 것을 발견했다. 기존 오전 10시 35분 행 출발 비행편이 3시간이나 당겨졌다. 출국심사 등을 고려하면 새벽 5시에는 공항에 도착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안 씨는 결국 가족 여행을 포기했다.

공항 사정ㆍ기상 상태 등의 돌발 변수를 고려해 항공사들이 마련한 스케줄 변경 조항이 있기 때문에 책임을 따져 묻기는 어렵다. 다만 일반 소비자가 ‘불가피한 상황’인지 항공사가 임의로 스케줄을 조정한 것인지 구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항공사와 여행사의 갑작스러운 ‘가격 변경’도 여행객을 울린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5월 초 황금연휴를 앞두고 여행 수요가 몰리자 사전 예약한 고객에게 ‘항공권이 없다’며 일방적 취소 통보를 한 후 같은 상품을 최대 2배 올린 가격으로 재판매한 사실을 적발하기도 했다. 여행사들은 고객들의 불만이 제기되자 “항공사가 좌석을 회수하거나 항공권 가격을 올려서 상품을 팔 수 없었다”며 책임을 떠넘겼다. 항공사 측은 여행사와 체결한 계약에 따라 예약자 이름을 넣지 못한 좌석을 회수한 것이라고 했다.

이에 명확하지 않은 이유로 예약된 항공권의 가격을 인상하거나 취소해 차액을 남기는 여행사와 항공사를 적발, 처벌하는 규정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대체 휴일 증가에 따라 여행 수요가 늘어날 것을 고려하면 유사 피해를 주는 고질적인 관행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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