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전선 육군 일반전초(GOP) 총기사건으로 우리 군에 대한 신뢰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 세월호 침몰사고가 채 수습도 되기 전에 터진 총기사건으로 온 나라가 충격에 휩싸였다. 군에 대한 국민의 불신도 커지는 모습이다. 적군이 아닌 아군의 총에 목숨을 잃는 총기사건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반복되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각계에서 국가개조 수준의 근본적 대책마련을 주문하고 있는 가운데 국방부는 재발방지 대책으로 ▷전군 특별 부대정밀진단(7월까지) ▷전 장병 인성검사 및 보호관심병사 재분류 ▷보호관심병사 관리시스템 개선 등을 내놨다. 그러나 딱히 맘에 와 닿는 대책이 없다는 게 중론이다.
비슷한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군은 서둘러 개선책을 내놓았지만, 구두선에 그쳤다. 현장에 스며들지 못했다. 지금 바로잡지 못하면 군은 국민의 믿음에서 더 멀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현 상황에서 몇 가지 개선방안을 제시해 본다. 먼저 군 내부의 단결을 다지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 이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군대의 특성상 구성원들이 한 마음으로 뭉치지 못하면 전력에 큰 손실이 생기고 안보에 구멍이 뚫릴 수밖에 없다. 위계질서를 지키면서 그야말로 식구(食口)가 돼야 한다.
관심병사 제도에 대한 대대적 손질은 불가피하고도 당연한 일이다. 손질에 그칠 것이 아니라 관심병사 제도를 아예 폐지하고 획기적인 개선방안을 찾는 것도 한 방법이다. 편의에 의해 등급을 나누고 지휘관이 맘만 먹으면 등급을 조정할 수 있는 관심병사 제도는 곳곳이 허점투성이다. 더욱 큰 문제는 관심병사로 분류되면 낙인이 찍힌다는 것이다. 주홍글씨를 단 채 군 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 지휘관을 비롯한 간부들이 제 아무리 노력해도 동료 병사들이 관심병사의 존재를 알아 챌 수 있다.
경계근무 인력 부족을 메울 수 있는 GOP과학화경계시스템 전력화를 앞당길 수 있도록 우선적으로 예산을 배정하는 일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술적 완성도가 떨어지더라도 전력화한 뒤 보완해 나가는 수순을 밟아야 한다. 전방소초 소대장의 경우 현재 소위 임관후 6개월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곧바로 투입될 수 있으나, 지휘 및 상담 관련 실무경험을 더 쌓은 뒤 배치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이밖에 ▷사람이 기계적으로 반복하는 업무의 첨단장비 대체 ▷24시간 긴장상태에서 집중을 요구하는 전방 GP와 GOP 필요성 및 운용개념 재정립 ▷군복무에 대한 합당한 보상 ▷장기적 관점에서 모병제 도입 검토 등도 테이블 위에 올려놓을 만한 방안이다.
군은 위기일수록 사태의 본질을 파악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사태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선 ‘문제는 밖이 아니라 안에 있다’는 현실인식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귀를 열고 듣는 일을 게을리 해선 안 된다. 이를 통해 잘못된 관행과 악습을 바로잡을 수 있고 해법을 찾을 수도 있는 까닭이다. 우리 군은 지금 스스로 껍질을 벗으며 새롭게 태어나야 할 때다.
김성찬 국회의원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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