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구입빈도와 지출비중이 높은 체감물가지수인 생활물가지수가 지난달 3%를 웃돌며 5년6개월만의 최고치를 기록해 서민들의 걱정이 컸지만, 하반기에는 안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민들로선 반가운 얘기지만, 이것이 적절한 물가관리 때문이라기보다는 수요부문의 물가압력 약화, 즉 경기활력 부진 때문이라는 점에서 꼭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5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인 씨티는 최근 한국의 소비자물가와 관련한 분석 보고서를 통해 하반기 수요 측면에서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안정세를 유지하면서 물가 상승세가 완만히 하락해 4분기에는 2%를 밑돌 것이라며 이같이 분석했다.
씨티는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동월 대비 2.2%로 전월보다 0.3%포인트 상승하며 예상치였던 2.1%를 상회했다고 설명했다. 계절적 변동이 심한 농산물 등을 제외한 근원소비자물가 상승률도 6월 1.4%에서 7월에는 1.8%로 높아졌다고 전했다.
폭우로 인한 채소 등 농산물가격이 6월 -2.4%(전월대비)에서 7월에 3.0% 상승세로, 여름철 휴가시즌에 따른 서비스가격이 6월 -0.2%에서 7월엔 0.6%의 상승세로 돌아서 물가상승을 견인한 반면, 석유가격은 -2.0%로 4개월 연속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씨티는 하지만 수요 측면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약화되며 물가 상승세가 완만히 둔화돼 4분기에는 2%를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농산물 가격이 10월 이후 안정되고 국제유가도 물가 압력을 낮출 것으로 진단했다. 농산물 가격의 경우 많은 강우와 무더위, 추석 등 계절적 요인으로 9~10월까지 상승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있지만 10~11월에는 안정될 것으로 전망됐다. 국제유가 안정 및 원화강세 등으로 석유류의 소비자물가 기여도는 상반기 0.5%포인트에서 하반기엔 0.2%포인트로 낮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씨티는 일부에서 우려하는 최저임금의 물가영향도 크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최저임금과 전체 임금 간의 상관계수가 0.2%(2002~2015년)로, 최저임금 인상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2018년까지 제한적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이다.
한편 지난 1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기후변화의 영향을 많이 받는 채소 및 과일류를 비롯해 전기료와 일부 공업제품 등이 전체 물가상승을 주도하면서 체감물가가 급등했다. 과일류(신선과실)가 전년동월대비 20.0%, 신선채소가 10.3% 각각 급등하면서 신선식품지수 상승률이 12.3%에 달했다. 식료품 등 구입빈도가 높은 141개 품목으로 구성돼 국민들의 실질적인 체감물가 수준을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1% 올라 지난 2012년 1월(3.1%) 이후 5년6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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