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vs 국내 10대 제약사 R&D 투자비 비교 -셀트리온, 매출액 39%인 2640억원 연구개발 투자 -10개 국내사 연구개발 비용 합계는 1조1272억원 -글로벌 10대 제약사 투자비 718억달러와 86배 차이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국내 제약사들이 연국개발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연구개발 비중을 늘리고 있지만 글로벌 제약사에 비하면 아직 턱없이 부족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신약개발에 있어 주목할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는 제약사들의 공통된 특징이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중이 높다는 점을 봤을 때 국내 제약사들은 앞으로 연구개발에 보다 적극적인 방향을 잡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10대 제약사 연구개발 투자 비중 16%…셀트리온 가장 많이 투자=지난 해 연구개발 투자비 기준 국내 상위 10대 제약사를 보면 10개 제약사가 지난 해 연구개발을 위해 지출한 비용은 총 1조1272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매출액 대비 15.9%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많이 연구개발에 투자한 곳은 셀트리온이었다. 셀트리온이 지난 해 연구개발에 사용한 금액은 2640억원으로 다른 제약사를 압도했다. 매출액 대비 비중도 39.4%로 이는 글로벌 제약사와 비교해도 월등히 높은 비중이다.

셀트리온은 세계 최초 항체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의 유럽, 미국 론칭 성공으로 자신감을 얻고 보다 공격적으로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결국 고도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고품질의 의약품을 생산하기 위해선 끊임없는 연구개발 투자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일찍이 깨달은 것이다.

다음으로 연구개발비를 많이 사용한 곳은 한미약품이었다. 한미약품이 지난 해 연구개발에 사용한 금액은 1626억원으로 매출액의 18.4%에 해당한다. 한미약품 역시 어느 제약사보다 연구개발에 적극적인 제약사로 알려져 있다. 2015년 9조원의 기술수출 계약은 몇 년 간 지속적으로 이어져온 연구개발의 결과물이기도 했다.

3위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차지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1537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는데 이는 매출액보다 오히려 많은 금액이다. 이렇게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투자 비중이 100%를 넘는건 매출액이 적기도 하지만 연구개발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업계 진출 5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벌써 3개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유럽 허가를 획득했다. 특히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25일 전 세계 매출 1위 바이오의약품인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임랄디’가 유럽 허가를 획득하며 바이오시밀러 분야 선두권으로 올라서고 있다.

이어서 국내 제약사 중 1000억원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한 곳은 녹십자(1170억원), 대웅제약(1080억원), 종근당(1022억원) 등이 있다. 이들은 각각 매출액 대비 11.3%, 13.6%, 12.3%를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반면 7위부터 10위까지를 차지한 유한양행, 동아에스티, JW중외제약, 보령제약 중에선 동아에스티만을 제외하고 연구투자 비중이 10%를 넘긴 곳이 없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들이 전반적으로 연구개발 비중을 늘리고는 있지만 아직 매출액의 10%를 넘기는 회사는 많지 않다”며 “아직 제네릭이나 도입품목 중심의 경영이 이루어지고 있는 곳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10대 제약사는 718억달러 지출, 매출액의 17.6%=반면 지난 해 연구개발비 규모로 본 글로벌 10대 제약사의 연구개발비 현황을 보면 10대 제약사가 지출한 연구개발비는 718억달러에 이른다. 우리나라 금액으로 환산하면 81조에 이른다.

글로벌 제약사 중 가장 많은 금액을 연구개발에 투자한 곳은 로슈였다. 로슈가 지난 해 연구개발에 투자한 금액은 114억달러다. 이는 매출액의 22.8%에 해당한다. 한화로 12조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국내 10대 제약사 연구개발비 총액인 1조1272억원보다 10배나 많다. 로슈에 이어서 존슨앤존슨이 99억달러를 연구개발비에 쏟아 부었다. 이는 매출액의 12.6%에 해당한다. 3위 노바티스는 매출액의 18.5%에 해당하는 90억달러를 연구개발에 지출했다. 화이자는 78.7억달러를 지출해 4위를 차지했다. 화이자는 매출액의 14.8%를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5위는 머크로 72억달러를 연구개발에 투입했고 이는 매출액의 18%에 해당한다. 이어서 6~10위는 아스트라제네카, 사노피, 일라이릴리, BMS, GSK 등으로 나타났다. 이 중 아스트라제네카, 일라이릴리, BMS 등은 매출액의 25%를 연구개발에 투자한 곳이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들은 연구개발 투자비 규모 자체도 크지만 투자 비중도 20%에 가깝게 지출하면서 전 세계 신약 연구개발을 이끌고 있다”며 “이런 막대한 금액이 투입되기에 항암제, 항바이러스제 등 새로운 신약이 매년 몇 개씩 나올 수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국내-글로벌 제약사 연구개발비 격차 ‘86배’=이 수치를 통해 보면 국내 10대 제약사와 글로벌 10대 제약사가 지난 해 연구개발비에 투입한 비용 차이는 무려 86배에 달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물론 글로벌 제약사와 국내 제약사 규모 자체가 차이가 있기에 86배라는 차이를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며 “그럼에도 글로벌 제약사 한 곳의 연구개발 투자비가 국내 10대 상위 제약사의 연구개발비를 모두 합친 것보다 10배나 많다는 건 솔직히 창피한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제약업계에선 시간이 갈수록 제약사들의 연구개발 비중이 늘어나는 것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다. 특히 셀트리온, 한미약품,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주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는 제약사들의 특징이 적극적으로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는 곳이라는 점이 증명되고 있기에 다른 국내사들이 받아 들이는 분위기는 많이 달라지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이제 국내 시장이 아닌 글로벌 시장을 노리고 제품 개발을 해야 한다는 것을 국내사들도 잘 알고 있다”며 “당장 연구개발 비중을 확 올리는 것은 어렵겠지만 점차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고 오는 2020년 정도가 되면 글로벌 제약사 수준에 근접한 연구개발 투자 비중을 보이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2016년 글로벌 10대 제약사 및 국내 10대 제약사 R&D 투자비>

글로벌 10대 제약사 국내 10대 제약사

순위 기업명 R&D 비용(억 달러) 매출액 대비 비중(%) 순위 기업명 R&D 비용(억원) 매출액 대비 비중(%)

1 로슈 114.2 22.8 1 셀트리온 2640 39.4

2 존슨앤존슨 99 12.6 2 한미약품 1626 18.4

3 노바티스 90 18.5 3 삼성바이오에피스 1537 104

4 화이자 78.7 14.8 4 녹십자 1170 11.3

5 머크 71.9 18 5 대웅제약 1080 13.6

6 아스트라제네카 58.9 25.7 6 종근당 1022 12.3

7 사노피 54.5 15.2 7 유한양행 865 6.6

8 일라이 릴리 52.4 24.7 8 동아에스티 726 13

9 BMS 49.4 25.4 9 JW중외제약 316 6.8

10 GSK 49.4 12.9 10 보령제약 290 7.1

합계 718.4 17.6 합계 11272 15.9